약을 쓰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모임 ‘안아키’ 커뮤니티의 배너. 사진=안아키 커뮤니티 캡쳐.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이하 아시모)은 16일 오전 11시 40분경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여성청소년계를 방문해 ‘안아키’ 운영자이자 대구 수성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김 아무개 원장(여·54)과 커뮤니티 중간 관리자인 ‘맘닥터’ 등 일부 회원을 의료법 위반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신고장을 제출한 공혜정 아시모 대표는 “안아키의 존재를 접하고 아동학대와 무면허 불법의료행위 증거를 수집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극심한 고통을 겪는 아동에게 적절한 의료행위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행위는 명백한 아동학대”라고 비판했다.
안아키는 지난 2013년 김 아무개 원장이 개설한 육아 커뮤니티다. 김 아무개 원장과 ‘맘닥터’들은 아이들에게 필수예방접종을 맞히지 말 것을 권장하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공유했다. 더불어 김 원장이 작성한 의료지식을 공부하고 자체 시험에 통과한 이들은 ‘맘 닥터’라는 이름을 달고 질병 치료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아시모가 수집한 증거자료에는 아토피에 걸린 갓난아이에게 ‘햇빛보기’ ‘식혜 바르기’ 등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적용하거나, 안아키 요법으로 뇌종양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이에 대해 “해독과 일광 치료면 완치할 수 있다”고 답한 사례 등이 담겼다.
공 대표는 “김 아무개 원장은 자신이 개발한 비누, 소화제, 숯 비누 등을 팔 목적으로 카페를 개설했으며, ‘맘닥터’들은 의료인도 아니면서 의료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아키를 둘러싸고 아동학대 논란이 불거지자 대한한의사협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커뮤니티를 사법기관에 고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보건복지부 또한 커뮤니티 내 무면허 의료 상담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