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10대들 사이에서 대왕고래 게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대왕고래 게임의 규칙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50일 동안 게임 개발자가 주는 과제를 하루에 하나씩 수행한 뒤 개발자에게 인증 사진을 보내는 것입니다.
문제는 개발자가 주는 과제에 있습니다. 대왕고래 게임의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온종일 공포영화 보기, 칼로 몸에 고래 모양 새기기 등 청소년들을 자극하는 가학적이고 비정상적인 과제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행하기 힘든 과제를 주며 마지막 50일째 과제로는 게임 이용자의 ‘자살’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과제에 실패하거나 중도에 포기하려 하면 개발자는 성공한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승부욕을 자극하거나 이용자의 신상정보를 조회하여 여성에게는 ‘뚱보’, 남성에게는 ‘루저’라고 욕을 하고 일상과 단절시키겠다는 협박을 합니다.
실제로 러시아의 15세 한 소녀는 자신의 SNS에 대왕고래 사진과 함께 끝이라는 말을 남기고 자살을 했습니다. 올해 초 러시아에서 17명의 청소년이 옥상에서 투신하거나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했습니다. 러시아 경찰에 따르면 이들 모두가 ‘대왕고래 게임’ 이용자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필립 부데이킨은 대왕고래 게임을 이용해 청소년들에게 가학행위 및 자살을 강요하고 16명의 여학생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그러나 필립 부데이킨은 경찰 조사에서 자살한 사람들에 대해 “그들은 단지 손발이 달린 쓰레기들일 뿐이다”라며 자신은 사회를 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 주장했습니다.
게임 개발자 부데이킨이 체포됐지만 대왕고래 게임은 러시아를 넘어 영국, 브라질, 카자흐스탄 등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어 걱정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심리를 자극해 그들을 죽음으로까지 이끈 끔찍한 게임. 청소년들에 대한 성인들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획·제작 김민정 인턴기자 7cjstk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