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추운 날씨 때문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발병하는 질병이다. 여름 감기도 겨울 감기 못지않게 방심하면 안 된다.
봄이나 여름철에 재채기가 나온다고 해서 단지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이라고 예단하면 오산이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보통 눈, 코, 귀, 목이 동시에 간지러운 반면, 감기로 인한 재채기는 코만 근질근질한 경우가 많다. 또한 꽃가루 알레르기는 목이 붓지 않지만, 감기에 걸리면 목이 붓고 따끔거리는 증상이 동반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재채기를 하는 이유는 체내에 들어온 자극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서다. 만일 먼지 알레르기가 있다면, 재채기를 함으로써 코 바깥으로 먼지를 내보내는 식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도 같은 원리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하는데, 이때 바이러스로 인해 비강이 자극을 받으면 코가 간지러워진다. 그러면 우리 몸은 재채기를 통해 바이러스를 체외로 배출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마다 재채기 소리가 다른 이유는 뭘까. 왜 누구는 재채기 소리가 크고, 또 누구는 작을까. 이에 대해 런던클리닉의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마이클 웨어링은 폐활량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어링은 “보통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폐활량이 크다. 때문에 재채기도 더 크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기침은 폐 속의 잔해물질과 이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보이는 반응이다. 기도의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을 경우 기침을 하게 된다.
# 코가 막히면 음식 맛을 모르는 이유
우리가 맛이라고 느끼는 것은 사실은 혀가 아니라 코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아는지. 다시 말해 미각보다는 후각으로 맛을 느낀다는 것이다. 요컨대 음식을 씹을 때 발생하는 증기가 비강을 통해 코의 윗부분에 있는 후각수용체로 전달되고, 바로 이것이 음식의 맛을 느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감기에 걸려 코가 막힐 경우 음식의 맛을 잘 못느끼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웨어링은 “감기에 걸리면 코의 내벽이 붓는다. 그리고 이로 인해 후각 수용체가 막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드문 경우긴 하지만 간혹 어떤 사람들은 감기에 심하게 걸리고 난 후부터 후각 기능을 영원히 상실하거나 미각을 잃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바이러스에 의해 후각수용체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 몸을 떨 때 치아를 부딪치는 이유
체온은 37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감기에 걸리면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시상하부가 병원균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감지하고, 열에 약한 병원균에 저항하기 위해 체온을 올리도록 명령한다. 이에 따라 감기에 걸리면 몸에서 열이 나는 것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면 체온이 조금씩 더 상승하는데, 이는 몸을 움직일 경우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또한 몸을 떨 때 근육이 수축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근육을 움직이면 열이 발생되고, 혈액순환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치아를 딱딱 부딪치는 것도 일종의 몸을 움직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 밤이 되면 감기 증상이 더 심해지는 이유
왜 코막힘과 같은 감기 증상은 밤에 잠을 자려고 누울 때 더 심하게 느껴지는 걸까.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눕는 자세 때문이다. 평소에는 똑바로 서있다가 잠을 잘 때면 자리에 눕게 되는데, 이때는 자연히 혈액이 머리 쪽으로 더 많이 쏠리게 되고, 이를 통해 혈관이 더 팽창하게 된다. 코가 막히는 이유는 혈관의 확장으로 코 내벽이 붓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 더 아픈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이는 밤새 콧속이 청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잠자는 동안 콧속의 점액이 지속적으로 목을 자극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아픈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감기에 걸렸을 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거나, 또는 난방을 켜고 잠을 잘 경우, 탈수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는 잠들기 전에 물을 충분히 많이 마시고, 필요한 경우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반드시 베개를 베고 자는 것이 좋으며, 창문을 살짝 열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 감기에 걸린 목소리가 섹시하게 들리는 이유
감기에 걸리면 목소리가 맹맹하게 변하는 이유는 뭘까. 감기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면 특히 목소리를 내는 성대 부위인 후두(울림통)를 포함한 상부호흡기가 자극을 받는다. 이런 경우 우리 몸은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이에 따라 후두의 내벽에 염증이 생기고 목이 붓게 된다.
후두가 부으면 말을 할 때 내벽이 떨리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목소리가 변조된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다시 원래의 목소리로 돌아온다.
# 감기 증상이 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
바이러스 감염에 반응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실험의학 교수인 피터 오펜쇼는 “이렇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면역 시스템을 조절하는 유전자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국은 유전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면역학적 병력도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만일 최근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은 낮아진다. 이유는 이미 면역체계가 작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감기에 걸렸던 사람이 다시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다.
# 손수건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지 말아야 하는 이유
감기에 걸리면 흐르는 콧물 혹은 기침 때문에 손수건을 소지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때 한 번 사용한 손수건이나 휴지를 다시 주머니에 넣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그 손수건과 휴지에는 바이러스가 득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다시 주머니에 넣을 경우 그 옷은 감기 바이러스의 매개가 된다.
# 가벼운 운동이 좋은 이유
감기에 걸렸을 때 운동을 하는 것은 과연 좋을까. 콧물과 같은 감기 증상만 있고 몸살만 아니라면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좋다. 체온을 올리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감에 걸렸을 경우에는 과격한 운동이 오히려 해가 된다. 무리하게 운동을 할 경우 심장 근육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감기와 독감은 어떻게 구분할까. 런던브리지병원의 스포츠의학 박사인 알렉스 니퍼는 주로 목 위쪽으로만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령 코가 막히거나 눈물이 흐르거나 가벼운 인후통이 있다면, 이것은 일반 감기라고 말했다. 반대로 목 아래쪽에 주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 열이 나고, 기침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위장 장애가 있고, 근육통이 있다면 독감을 의심해보라고 말했다.
# 감기에 걸리면 살이 빠지는 이유
한바탕 감기나 독감으로 고생하고 나면 살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감기나 독감에 걸리면 우리 몸은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된다. 퀸메리런던대학의 바이러스학자인 존 옥스포드 교수는 “왜냐하면 감염체와 싸우기 위한 백혈구를 생산해내기 위해서 면역체계가 열성을 다해 일을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
또한 감기에 걸리면 자연히 입맛도 사라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감기에 걸렸을 때 에너지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을 경우, 다시 말해 부실하게 먹을 경우에는 회복이 느릴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입맛이 없어도 억지로라도 먹어야 한다는 의미다.
몸이 회복되기 시작하면 고기, 생선, 콩류 등 단백질 위주로 먹고, 조금 더 지나면 콜레스테롤(예: 달걀)을 충분히 섭취해 면역체계를 복구하는 것이 좋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냄새 먹는 ‘향초’, 먼지 수치 높인다 향초를 켤 경우 공기 중 미세먼지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혹시 향초 때문에 가족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면 어떨까. 최근 향초가 실내 공기를 오염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샌디에이고대학의 연구진들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실내에서 향초를 피우면 공기 순환이 이뤄지지 않아 먼지와 진균 포자가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호흡기로 이를 들이마시게 될 경우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 공기 탈취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탈취제가 오히려 실내 공기를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실내 공기 오염의 다양한 원인들을 조사하기 위해서 실시됐으며,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300여 가구를 대상으로 3개월간 실시됐다. 0.5~2.5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먼지 수치를 측정했으며, 여기에는 먼지, 진균포자, 자동차배기가스, 연소생성물 등이 포함되었다. 이 정도 크기의 미세한 입자는 특히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 번 들이마실 경우 폐 깊숙한 곳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호흡 곤란을 비롯해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조사 결과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는 두말할 것도 없었으며, 향초나 방향제를 켜는 경우, 혹은 음식을 튀기는 경우, 그리고 공기탈취제를 뿌리는 경우에도 공기 중 미세먼지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