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일 덴마크 경찰에 체포되는 정유라. 사진=jtbc 뉴스룸 캡처
정유라 씨는 현지시각으로 오늘(30일) 오후 4시 25분 덴마크 코펜하겐을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 우리나라에는 내일(31일) 오후 3시 5분쯤 도착할 예정이다. 검찰은 인천공항에 비행기가 도착하는 동시에 동행한 검사와 수사관들을 통해 체포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체포영장 집행은, 집행이 불가능한 해외가 아닌 한국 국적기 안이나 한국 공항에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검사와 수사관은 동행을 했다가 비행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착륙 기준)하는 즉시, 정 씨에게 ‘미란다 원칙’ 고지와 함께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검사와 수사관도 이를 위해 비행기에 동행할 계획인데, 정 씨에 대한 체포기한은 집행 이후로부터 48시간이다. 때문에 검찰은 48시간 동안 정 씨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뒤, 정 씨에 대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귀국은 사실 최순실 씨(정유라 씨 의사 포함) 측이 결정한 사안. 앞서 정 씨는 송환 결정과 관련해 덴마크 고등법원 항소를 철회했다. 정치적인 망명까지 추진했던 것에 비교하면, 급변한 태도다. 이 같은 결정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이 나오지만 추가 소송 등을 해도 1심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귀국이 늦어질수록 처벌이 강해질 것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판사는 “원래 형사사건에서 가족이 모두 기소됐을 경우 구속에 준하는 처벌은 1명에게만 하는 것인 일종의 관례”라며 “이번 사건처럼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에서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한 명에게 책임을 더 주고 나머지는 봐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다른 관계자 역시 “엄마(최순실)의 1심이 끝난 상황에서 정유라 씨가 재판을 받게 되면, 둘 다 사실 관계에 대해 비슷한 책임을 묻게 될 수도 있다”며 “최 씨가 아마 딸을 지킬 수 있다면 학사 비리 관련된 혐의는 모두 안고 가며 딸은 살리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 씨 측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도 정유라 씨 혐의에 대한 ‘무죄 강조’에 나섰다. 이경재 변호사는 오늘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수사에 있어 사실관계나 의혹 부분이 대부분 모습을 드러냈다”며 “정유라의 입사비리나 학사비리 관련 대학관계자들이 구속됐는데 재판을 지켜본 분들은 정유라의 혐의가 과연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자기 어머니(최순실)와 관련된 학교 선생님들의 책임은 몰라도, (정유라에 대한 처벌은) 법리적으로 더 어렵다”며 정유라 씨는 죄가 없음을 거듭 내비쳤다.
반면 검찰은 이미 정유라 씨 체포 및 구속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인 상황. 이에 대해 이경재 변호사는 “정유라 혼자 했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어머니와 공범이거나 대학 교수와 공범이다 이렇게 돼 있는데 검찰이 이런 부분을 입증하기는 어렵고 현재까지도 입증되지 않았다”며 “귀국과 동시에 검찰이 체포, 구속을 준비하는 것은 특검 파견을 나갔던 윤석열 지검장이 정치검찰인 특검의 논리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법조계 내에서는 ‘일단 구속은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의 판사는 “정유라 씨가 덴마크에서 국내 송환을 미루며 검찰 수사에 불응하지 않았느냐”며 “법원 입장에서 유무죄 여부에 대한 판단을 떠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영장을 발부하기가 좋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정 씨에게 어린 아들이 있긴 하지만 국민적 분노가 높았던 정 씨에 대해 법원이 인간적 상황을 먼저 감안해 다가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 씨가 재판에서까지 형사처벌을 받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 공모 관계는 ‘함께 범죄를 꾸며야 한다’며 정 씨는 덴마크에서 계속 ‘엄마가 한 것’이라고 하고 있고 최 씨도 ‘딸은 모른다, (학사 비리 및 삼성 승마 후원은) 내가 다 한 것’이라고 하고 있지 않느냐”며 “정 씨의 경우 1심에서 유죄가 나더라도 아주 약간의 책임만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민준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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