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장에 들어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해 6월 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행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삼성 총수 일가 빠진 호암상 시상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앞줄 가운데)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앞줄 오른쪽),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앞줄 왼쪽) 지난 2015년 6월 1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5회 호암상 축하 만찬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요신문] “이건희도 없고 이재용도 없고” 결국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물론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호암상 시상식에 불참했다. 병상에 있는 이건희 회장과 구속 중인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부재 중인 삼성의 모습과도 닮아 보였다.
‘제27회 호암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올해 호암상 시상식은 27년간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던 삼성 총수 일가가 모두 불참한 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삼성 계열사 CEO들만 참했다. 또, 기념 음악회와 만찬 없이 조촐하게 진행됐다.
호암재단은 올해 수상자로 과학상 최수경(물리학) 경상대 교수, 공학상 장진(정보디스플레이학) 경희대 석학교수, 의학상 백순명(의생명과학) 연세대 교수, 예술상 서도호 현대미술작가, 사회봉사상 라파엘클리닉(이주 노동자 구호단체) 등 5명(단체 1곳 포함)을 선정했다.
호암상은 지난해까지 총 133명의 수상자에게 214억 원의 상금을 주는 등 학계에서도 권위 있는 상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 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제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차분하게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면서 “수상자에게 집중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암상 시상식 참석한 삼성 수장과 국무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좌측 사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호암상 시상식은 이 회장이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매년 가족과 참석해 온 삼성家의 최대행사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쓰러진 당시 시상식에서도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이 주관하고, 이 부회장 등 삼성 일가가 모두 불참했다.
이후 사실상 경영승계를 선점한 이 부회장이 2년 연속 호암상을 주관했다. 지난해엔 기념 음악회까지 열며,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등 이 부회장이 시상식을 살뜰히 챙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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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불거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이 부회장이 구속되는 등의 여파로 시상식 축소 움직임이 이미 예상됐다. 이와 함께 삼성 경영후계 재편설 등으로 홍 전 관장과 이부진 등의 참석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2015년 이건희 회장 대신 이재용 부회장이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실질적인 삼성家 후계자로 자리매김했듯이 말이다.
이에 삼성 측은 공공연히 총수 일가의 불참 의사를 표명했다. 오히려 시상식에 대한 관심이 자칫 앞으로 진행될 이 부회장의 재판과 경영정상화에 영향을 미칠까 조심스러운 눈치마저 보였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삼성 총수 일가 대신 삼성 계열사 CEO들의 참석으로 당분간 과거 이 회장의 부재시 운영됐던 계열사 중심의 긴급 경영을 대내외에 거듭 강조하며, 경영공백 우려를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삼성에 쏠린 이목에는 충분치 않아 보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마디로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만한 음식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주인공 빠진 호암상 시상식’ 보너스 짜투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랑한 그것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립밤을 바르고 있는 모습들 눈치 채셨나요?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해 입술에 립밤을 바르는 장면은 큰 화제를 낳았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삼성 총수들의 립밤 사랑, 이건희 회장도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입술에 립밤 종류를 바르는 장면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론 입술이 마를 수 밖에 없는 삼성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