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마약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 씨의 혐의를 포착해 지난 3월 검거했다. 조사 과정에서 한 씨로부터 탑과 함께 대마초를 흡연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한 씨의 소지품에서 탑과의 연결고리를 포착, 지난 4월부터 탑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이후 탑의 체모 검사에서 대마초 흡연 양성반응이 나왔다.
경찰 수사는 이미 끝났고 검찰 수사도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남는 의혹들이 있다. 우선 탑의 체모 검사에서 대마초 흡연 양성반응이다. 대마초의 경우 모발 검사로 양성 반응이 나오는 기간이 3개월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반해 탑은 꽤 늦게까지 대마초 성분이 체내에 남아 있었다. 탑이 모발 검사를 받은 것은 지난 4월로 알려졌는데, 이때는 액상 대마초를 흡연한 지난해 10월 이후 5~6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다.
하만진 서울지방경찰청 악대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빅뱅 탑(본명 최승현) 대마초 흡연 혐의와 관련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고성준 기자 eomaster@eoimage.co.kr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는 “한번 대마초를 투약하면 6개월에서 1년가량 체모와 손톱 등에는 그 성분이 남아 있다”라며 “탑의 경우 지난해 10월에 함께 대마초를 흡연했다는 증언이 있었고 체내에 대마초 성분이 남아 있어 혐의가 인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찰청 소속의 마약 전문 형사는 “손톱이나 체모에 비교적 오랜 기간 마약 성분이 남아 있지만 투약 시점까진 확인할 수 없어 주로 모발 검사를 한다. 손톱이나 체모와 달리 모발은 비교적 빨리 자라기 때문에 모발검사를 하면 투약 시점을 대략 추정할 수 있다”며 “아무래도 탑은 지난 2월 입대해 머리가 짧은 상태이기 때문에 모발 검사가 어려워 체모 검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드래곤의 경우와 가장 큰 차이점은 가요지망생 한 씨의 존재다. ‘이름을 모르는 현지인이 준 담배’를 피운 지드래곤과 달리 탑은 한 씨가 건넨 전자담배를 피운 데다 한 씨 역시 수사 대상이다. 따라서 탑이 모르고 액상 대마초를 피웠다면 한 씨가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뭔가 의도적으로 한 씨가 그런 행위를 한 것이라면 탑은 피해자 입장이 돼 무혐의를 받을 수도 있다. 반면 한 씨가, 전자담배를 피웠을 뿐 대마초였는지 몰랐다는 탑의 주장과 다른 진술을 할 경우 탑이 곤란해질 수도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누가 먼저 대마초를 권유했는지, 탑과 한 씨가 각기 어떤 진술을 했는지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탑과 한 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대 초반의 여성 가수지망생인 한 씨와 탑이 어떤 관계이기에 그가 탑의 집에서 함께 대마초를 흡연했는지를 두고 의혹어린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것. 지드래곤처럼 ‘모르고 한 일’이라는 부분이 이미지 하락을 막아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부각된 가수 지망생 한 씨를 둘러싼 의혹이 오히려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