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문캠 일자리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러한 일자리위원회 발표에 대해 경제계 일각에서는 대기업 비정규직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구조적으로 중소기업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자리 사정이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 노동 관련 통계를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대기업에 다니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 9147원으로 정규직 근로자 임금 3만 530원의 62.7%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도 중소기업에 다니는 정규직 근로자보다는 많다. 중소기업 정규직 근로자가 지난해 받은 시간당 임금은 1만 6076원으로 대기업 비정규직 근로자 임금의 84.8%에 그쳤다.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는 시간당 임금이 1만 1421원으로 대기업 비정규직 근로자의 71.0%에 불과했다.
또 대기업 비정규직 근로자가 휴일에 일하는 시간이 평균 2.4시간인데 반해 중소기업 정규직 근로자는 휴일에 3.2시간을 일했다. 그만큼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삶의 질은 대기업 비정규직보다도 나쁜 상태다.
문제는 우리나라 근로자 대부분이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회사 근로자(정규직+비정규직) 수는 1022만 1341명이다. 이 가운데 대기업에 다니는 근로자 수는 186만 8885명으로 전체 근로자 수의 18.3%에 불과했다. 나머지 81.7%의 근로자는 대기업에 비해 모든 면에서 열악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근로 및 임금 환경 격차가 큰 상황에서 정부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만 매달리면 노동시장 불균형은 더욱 악화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이 심각해진 것은 노동시장 수요와 공급이 어긋난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76.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41%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 이러한 교육열에 대졸자가 넘쳐나고 있지만 이들이 원하는 대기업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20%도 안 되다 보니 중소기업은 사람을 못 구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청년 실업률은 11.2%로 4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중소기업 정규직보다 나은 공공기관과 대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진행할수록 중소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청년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청년 실업 해결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근무환경을 대기업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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