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국방위원장 기자회견’ 국회 국방위원장인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드 등 안보상황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요신문]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처신이 가볍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이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을 둘러싼 청와대와 국방부간의 진실공방을 두고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김영우 의원은 “보고 누락 파문이 국내 갈등을 넘어 국제 문제로 확산하는 조짐이 보인다는 점은 대단히 우려스럽다”면서, 청와대의 딕 더빈 미국 상원의원 발언 대응 등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무엇보다 한미 첫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국민 불안을 높이기에 충분하다”며, “사드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더 확산되면 될 수록 결국 문재인 정부는 이념과 진영논리의 틀 속에 갇히게 될 공산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청와대가 북핵 도발에 대한 대응책도 없이 최소한의 방어무기에 대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대통령과 청와대는 외교안보에서 만큼은 무겁게 처신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어느 나라가 자국을 지키는 무기를 적과 세상이 다 알 수 있게 공개로 반입하는 경우가 어디에 있겠냐며, 군을 개혁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네 편, 내 편을 나눈다면 철통 국방은 요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바른정당)
- 다음은 김영우 국방위원장의 발언문 전문.
불안한 안보상황, 청와대의 세심하고 무거운 자세가 절실하다.
청와대와 국방부 간에 사드배치 보고와 관련해서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절차적 정당성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먼저 생각해야할 것은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보호이다. 국제사회에서의 국익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으로서 청와대와 정치권, 군 당국에 호소한다.
첫째,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배치 절차성에 대한 문제를 키우기 전에 사드가 필요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명확하게 국민과 공유하고 중국과 국제사회를 향해서 대북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은 매주 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을 과시하고 있다.
저는 최근 미국 독일 일본 호주 등 각국의 대사와 정치인, 국방전문가들과 긴밀한 접촉을 가졌다.
이들의 견해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성공하고 미사일에 핵탄두가 장착되면 한반도의 안보상황, 남북관계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할 시기가 매우 임박했다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사드 보고 누락’ 파문이 국내 남남갈등을 넘어 국제문제로 확산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점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원내총무이자 상원의원의 발언을 대하는 청와대의 자세도 가볍고 경솔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 첫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국민 불안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사드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더 확산되면 될 수록 결국 문재인 정부는 이념과 진영논리의 틀 속에 갇히게 될 공산이 커질 것이다. 청와대가 북핵 도발에 대한 대응책도 없이 최소한의 방어무기에 대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대통령과 청와대는 외교안보에서 만큼은 무겁게 처신해주길 바란다. 세계 어느 나라가 자국을 지키는 무기를 적과 세상이 다 알 수 있게 공개로 반입하는 경우가 어디에 있겠는가.
둘째, 군의 사기와 명예를 꺾어서는 안된다.
우리군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등 각종 도발을 막아내기 위해서 1년 내내 경계태세를 유지하느라 지쳐있다. 이러한 군이 하루아침에 부도덕한 집단이 되어버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군 전체가 정치군인으로 매도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불행한 일이다. 군은 전시 상황이 발생하면 자신의 가족을 뒤로 하고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나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러한 군의 희생이 있었기에 공산주의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문제가 되는 곳이 있다면 정밀 타격할 일이다. 아픈 부분이 있다면 수술로 들어낼 일이다. 이 과정은 치밀하고 조용하게 확실하게 이뤄져야한다. 보고 과정에 누락이 있었다면 내부적으로 진상을 조사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순서이다. 전문 용어에 대한 이해부족과 소통의 문제가 있다면 보다 솔직하고 진지한 대화로 풀어갈 일이다. 군에게 ’하극상, 항명, 국기문란‘등의 낙인을 찍는 것은 군의 명예를 짓밟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어가며 국방부장관이 어떻게 여러 나라 국방장관이 모인 샹그릴라 회담에서 소신과 확신을 가지고 임하겠나.
군은 명예와 사기를 먹고 사는 조직이다. 군의 사기를 지키는 일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몫이다. 군을 개혁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네편 내편 나눈다면 철통국방은 요원할 것이다.
셋째, 군은 자발적인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민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이해관계를 뛰어 넘는 자발적인 개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나친 비밀주의, 관료주의적 행태를 버리고 오로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강군으로 거듭나야 한다.
군납비리, 방산비리는 매국행위이다.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투명한 국방 경영이 필요하다. 군의 뼈를 깎는 노력을 촉구한다. 더 이상 청와대와 군 사이의 장벽이 높아져서는 안된다. 정치적 갈등과 군의 사기 저하에 늘 박수치는 북한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정권의 외교안보 담당자들에 대한 정치권의 청문회 추진 역시 국익과 국제관계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들과 협상하고 협력했던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겠나.
지금의 한반도 안보 상황은 내부적인 갈등을 허용할 만큼 그렇게 한가롭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취임직후부터 국민들과 가까이하고 있고 참모진과도 활발한 의사소통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언제 어디에서 했던지 간에 그것은 곧 국방의 기초요 우리 외교의 기본입장이 된다는 것을 꼭 명심해 주기 바란다. 국민들은 지금 문재인대통령을 성원하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사랑과 성원을 바탕으로 더욱더 튼튼한 국방을 유지해주시기를 바란다.
2017. 6. 4.
국회 국방위원장 김영우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