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공직자들은 취임 인사차 또는 국가 중대사를 앞두고 종교 지도자들을 찾아 인사하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불교나 천주교와 달리 기독교는 이른바 ‘진보’와 ‘보수’가 갈라져 있어 고위 공직자들은 기독교 지도자들을 예방할 때마다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고위공직자들은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KNCC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을 선택해 만남을 가졌다. 그런데 이 총리는 한기총이 아닌 한교연을 선택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5월 31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낙연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 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사실 정부의 고위 공직자들이 한국교회의 누구를 찾느냐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한기총과 한교연으로 갈라진 보수교계에서 새로 선임된 국무총리가 어느 기관을 방문하느냐의 문제는 어쩔 수 없는 관심사 중 하나다. 대표회장 문제로 법적 소송에 휘말린 한기총의 몰락이 끝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기총을 뛰쳐나와 ‘정통’을 주장하는 한교연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이 교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져 여전히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 현실에서 신임 국무총리의 첫 방문지가 한교연으로 정해진 것을 대표선수가 교체된 것으로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이낙연 총리는 지난 2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그리고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 이명박 전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6명을 찾아 인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흠 jobin16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