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KIA 돌풍의 주역 투수 임기영(오른쪽). 연합뉴스
[일요신문] 2017 프로야구 일정이 4부 능선을 넘었다. 6월 8일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6개 구단(KIA, NC, SK, 넥센, kt, 삼성)이 팀당 58경기씩 마쳤다. 현재 프로야구 판도는 선두권, 중위권, 하위권 그룹이 갈려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일요신문>에서는 시즌 일정의 약 60%를 남겨둔 시점에서 2017 KBO 리그 판도를 짚어봤다.
# 2강 5중 3약
10구단 체제의 프로야구에서 올해는 2강 5중 3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선두권에는 KIA 타이거즈와 NC가 위치했다. 두 팀 모두 시즌 초반부터 안정적 전력으로 꾸준히 선두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중위권에는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가 혼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중위권 5팀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달라지는 상황이다. 복수의 팀이 동률을 이뤄 ‘공동 O위’라는 순위를 보는 것은 예삿일이다. 3위부터 7위까지의 게임차는 단 5경기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혼전 양상이 치열한 시즌”이라며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kt 위즈,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는 하위권으로 처져 있다. 5월부터 하위권 그룹을 형성한 이들은 좀처럼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 장기집권 KIA…추격하는 NC
KIA는 시즌 개막 13일 만인 지난 4월 12일 처음으로 1위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시즌 전 알찬 보강 덕에 강팀 가운데 하나로 손꼽혔지만 독주는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KIA는 지난겨울 내부 FA 양현종과 나지완을 눌러 앉히고 거포 최형우를 데려오며 ‘FA 100억 시대’를 열었고 현재 1위 장기 집권으로 투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KIA의 선두 질주에는 FA 효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군 복무 이후 처음으로 완전한 시즌을 맞이하는 안치홍-김선빈 키스톤 콤비와 투수 임기영의 맹활약이 있었고, 외국인 투수 헥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부상과 부진이 이어졌던 베테랑 김주찬과 이범호까지 복귀하면서 KIA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NC는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상위권에 위치한(3위-3위-2위) 강호답게 가까이에서 KIA를 추격해왔다. 지난 4월 중순 3위에 올라 아래 순위로 떨어지지 않았다. 5월 16일부터는 1개월 가까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선발과 타선도 탄탄한 전력을 갖췄지만 NC의 진정한 강점은 불펜이다. 중간 계투 원종현과 김진성은 홀드 1, 3위를 각각 기록 중이며 마무리 임창민은 19세이브로 이 부문 1위다.
지난 8일 삼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축하를 나누는 두산 선수들. 사진출처=두산 베어스 페이스북
# 두산·롯데, 중위권서 멀어질까
중하위권을 맴돌던 두산은 5월 말부터 순위를 끌어올렸다. 3위권을 굳히며 서서히 선두권 추격에 돌입한 모습이다. 이에 민훈기 해설위원은 “두산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팀”이라며 “지난해 ‘판타스틱4’를 구성했던 보우덴 없이도 여기까지 왔다. 보우덴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결국 KIA, NC와 ‘TOP 3’를 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함께 중위권을 형성한 롯데는 7위로 하락세에 있다. ‘부산 야구 상징’ 이대호 영입 이후 시즌 초반에는 상위권에서 신바람을 내기도 했지만 얕은 선수층 등에서 약세를 보이며 순위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과 8일 NC와의 경기에서는 이틀 연속으로 두 자릿수 실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최근 10경기 3승 7패다.
SK, LG, 넥센은 나란히 4, 5, 6위에 있지만 사정은 각기 다르다. SK는 힐만 감독 부임 이후 ‘장타력’이라는 확실한 팀컬러를 구축했다. 홈런 순위 5위 이내에 SK 선수만 3명이다. LG는 타선 침체가 고민인데 최근에는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까지 부상으로 빠졌다. 시즌 초반 1위를 달리기도 했던 LG는 5월에만 6연패와 7연승으로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넥센은 4월 한때 9위에 머물기도 했지만 5월 들어 중위권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 반등 가능할까…굳어지는 하위권
kt, 한화, 삼성이 자리 잡은 하위권은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이들은 kt가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린 것을 제외하면 5월부터는 내내 하위권을 유지해왔다. 특히 삼성은 지난 4월 9일부터 최하위에 고정돼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8일 기준 최하위 삼성은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와 10경기 차이이며 8위 kt와는 6경기 차이다. 아직 이들에겐 80경기 넘게 남아있다.
특히 한화는 김성근 감독 퇴임, 삼성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상위권 팀 상대로 쉽게 승리를 헌납하던 모습은 사라졌다. 8일 기준으로 최근 10경기 기록이 5승 5패(한화)와 6승 4패(삼성)다.
민훈기 위원은 “한화와 삼성은 이전에 쌓은 패배가 아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는 넥센을 꼽았다. 그는 “외국인 기여도가 가장 떨어지는 팀이지만 중위권에서 버티고 있다. 앞으로 타자 교체 가능성도 있다”며 “젊은 팀인 넥센은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포인트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전문가 예측 어땠나? 만장일치 우승후보 이제서야 ‘탄력’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의 세계에선 결과를 미리 점쳐보는 것이 또 하나의 재미다. 물론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스포츠가 주는 진정한 즐거움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갖가지 상황이나 데이터를 토대로 리그 판도를 예측하는 목소리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일요신문>에서도 지난 3월 선수 출신 해설위원들의 목소리를 빌려 올 시즌을 내다봤다(관련기사 ‘선수 출신 해설위원들이 본 올 시즌 판도’). 프로야구 일정 약 40%가 지난 현재 시즌 전 해설위원들의 예측은 얼마나 맞았을까. 당시 정민철, 서재응, 조성환, 장성호 해설위원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우승 후보에 만장일치로 꼽히던 팀은 두산이다. 모든 해설위원들의 선택을 받은 두산은 예상과 달리 다소 고전하며 3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들이 설명했듯 탄탄한 전력을 구축해 상승세를 타며 상위권을 노리고 있다. 정민철·서재응 위원은 KIA를 우승후보 두산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았다. 이들의 말대로 KIA는 올해 강력함을 뽐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4명의 해설 위원은 한 목소리로 중위권 팀을 꼽기 어렵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특히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팀을 꼽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화가 5위 후보로 지목받기도 했지만 현재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프로야구 시즌은 아직 팀당 80경기 넘게 남아있다. 10구단이 제각각 장‧단점을 고루 갖고 있기에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현재는 시즌 전 예상과 다를 수 있지만 앞으로는 맞아 들어갈 가능성도 충분히 남아 있다.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