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8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구촌 새마을 지도자대회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외교부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는 ODA(공적개발사업) 중 새마을 운동 사업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는 방침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에서 인수위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정치권에선 “애초부터 정권 코드 맞추기식 사업이었다. 예상된 결과”라는 냉소적 반응이 주를 이룬다. 박근혜 정부 때도 야당 의원들은 “시대에 맞지 않는 사업”이라고 비판을 했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화석화돼 가는 것을 끄집어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시대착오다. 퇴행적인 사고로 구태의 전형이다”라고 꼬집은 바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을 했다는 신화를 되살리려 하거나, 살아있는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 하는 등 관제식 발상이라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개발협력 4대 구상’ 사업 또한 재검토에 나설 계획이다. 이 사업은 박근혜 정부 ODA의 핵심 사업이다.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모두를 위한 안전한 삶’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 ‘아프리카 직업기술교육 지원 사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4대 구상(261개 사업) 추진을 위해 2017년 예산 7092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 261개 사업 가운데 70.5%인 184개 사업(예산 6270억 원)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사업 선정 기준도 제각각이었고, 이미 추진 중이던 사업도 부지기수였던 것이다.
일례로 ‘모두를 위한 안전한 삶’ 부문에서 정부는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특정국가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건립하기로 하고, 50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후 정부는 이 나라에 공문을 보내 지원 의사를 전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을 추진하다가 결국 무산됐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정치적 고향인 TK에선 새마을 운동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새마을 운동을 둘러싸고 전현 정권, 또는 지역 간 신경전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2007년부터 이어져 온 경북도 고유의 사업이기 때문에 중앙 방침과 이런 것과는 상관없이 기존에 하던 것은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경북도는 새마을 운동의 발상지라는 자긍심이 있다. 우리는 새마을 운동 종주도로서 우리가 새마을 운동을 이끌어가지 않으면 좋은 사례가 없어지지 않나.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