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1월 이마트 중국 19호점으로 개점 후 폐점한 장쑤성 쑤저우 소재 무뚜점. 사진=이마트
그간 이마트는 중국 내 부진한 실적으로 손을 떼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수년간 제기돼 왔지만 부인하거나 공식화하지 않았다. 그룹 부회장의 선언 이후 이마트 안팎에선 중국 철수가 연내 완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비즈한국’ 취재 결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정 부회장의 선언 시점이 너무나 절묘하다는 해석이 대두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철수는 곧 사업 실패를 의미한다. 그간 이마트는 철수를 공식화하지 못해온 것으로 안다”며 “그러던 차에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본격화하면서 철수 명분을 얻게 되자 공식화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중국 사업을 완전 철수하기 위해선 운영 중인 매장을 모두 폐점해야 한다. 이달 현재 이마트는 중국 상하이와 그 주변을 중심으로 루이홍, 무단장, 난차오, 창장, 시산, 화차오,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폐점은 통상적으로 임대차계약 종료 이후에 이뤄진다. 위약금 문제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 4월 말 상하이 라오시먼점을 임대차 계약 종료 후에야 폐점했다. 6개 매장의 임대차 계약기간 종료 시점은 제각각이며 이 중에는 장기임차 매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이마트가 완전 철수를 위해선 중국 현지법인들도 모두 폐업을 완료해야 한다. 이마트는 올해 3월 말 기준 100%씩 지분 출자한 ‘상해이매득초시유한공사’ 등 5개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개장한 후 정확히 20년 만에 사업철수를 선언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개점 당시 중국 내 1000개 넘는 점포를 낼 것이라고 선포했다. 하지만 중국 이마트 매장 수는 최대 27개까지 늘어났을 뿐으로 확장 속도가 더뎠다. 이마트는 줄곧 중국 사업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2011년 한 해 1000억 원 적자, 최근 4년간 1500억 원 넘는 적자를 기록하자 결국 철수를 택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월마트는 한국에서도 창고형 매장 형태를 고수하다가 결국 철수하고 말았다. 이마트는 한국에서 성공한 백화점 형태 매장을 중국 현지에서 고수했다”며 “중국인들은 백화점이 아닌 이상 실내에 있더라도 재래시장 같은 분위기를 원하고 있다. 한국과 다른 중국만의 유통방식을 읽지 못한 것도 실패 요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사의 중국 철수에는 복합 요인들이 얽혀 있다. 당사만 아니라 글로벌 유통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다 철수하는 사례가 많다”며 “당사는 중국 대신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선 1호점 오픈에 이어 2호점 개장을 계획하고 있다. 베트남에도 국내와 같은 형태의 매장을 도입했는데 현지인들로부터 깨끗하고 편리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장익창 비즈한국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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