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민정수석.
특히 국정원 산하 ‘국정원발전위원회’(국정원발전위)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외부 인사 몫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보수진영 내부에선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정원발전위의 핵심 과제인 ‘국내정치 개입 근절’을 명분 삼아 대대적인 보수 청산작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정원발전위는 이 밖에도 수사 기능 폐지, 해외안보정보원으로의 개편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적폐 청산 TF’의 7대 정치개입 사건의 재수사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 셈이다. 조 수석의 입김이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특히 여의도 안팎에선 ‘조국-안경환-서훈’ 라인을 주목한다. 조 수석의 스승인 안경환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다. 사제지간인 이들이 투톱 체제를 형성,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950년 이후 67년 만에 비법조인 출신 법무부 장관을 전면에 내걸고 검찰 개혁의 신호탄을 쐈다.
여기에 서훈 국정원장까지 가세했다. 안 후보자는 검찰 개혁, 서 원장은 국정원 개혁을 맡고 조 수석이 이를 중심에서 사령관 역할을 하는 라인업 구성이다. ‘조국-안경환-서훈’ 라인의 첫 작품은 국정원 7대 정치 개입 사건 재수사가 될 전망이다.
7대 사건에는 ▲국정원 댓글 사건과 함께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국정원 보수단체 지원 의혹 ▲박원순 서울시장 문건 의혹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의혹 ▲국정원 불법 해킹 의혹 최순실 국정농단 비호 의혹 등이 포함됐다. 국정원은 ‘적폐 청산 TF’를 감찰실 산하에 두기로 했다. 감찰실장에는 조남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가 내정됐다. 조 검사는 국민의정부 때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과장을 맡았었다.
7대 사건 중 핵심인 국정원 댓글 사건과 NLL 관련 사건에는 정권교체 이후 희비가 엇갈린 인물들이 먹이사슬처럼 얽혀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추진하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가 부활했다. NLL 사건에는 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는 물론, 비박(비박근혜)계인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등이 연루돼 있다.
보수진영 내부에서는 국정원의 7대 재수사와 관련해 “미리 결론을 내고 짜 맞추기식 조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적폐청산을 가장한 정치 보복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도 “이미 검찰 조사가 끝난 사안이 있는데, 무엇을 조사한다는 말이냐. 치기 어린 흠집 내기의 연장선”이라고 꼬집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