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퍼퍼스 모터사이클
어드벤처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온로드와 오프로드 주행 모두를 고려한 듀얼퍼퍼스(Dual-Purpose) 장르의 모터사이클이 적당하다. 듀얼퍼퍼스 모터사이클은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을 기반으로 번호판, 헤드라이트, 방향지시등, 미러 등을 장착해 도로에서도 합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오프로드 주파성을 높이기 위해 프런트 휠 크기를 키우고 오프로드 사양 블록 패턴 타이어를 장착하며, 장애물 통과나 충격 흡수를 위해 작동 폭이 긴 고성능 서스펜션을 조합한다.
서스펜션 작동 폭은 일반적으로 최소 15cm 이상 최대 30cm 사이. 오프로드에서는 라이더의 움직임이 많아지는 만큼 무게중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일체형 싱글 시트가 적용되는 모델도 일반적이다. 오프로드 환경에서 충격으로부터 엔진을 보호하기 위한 스키드 플레이트나 손을 보호하기 위한 너클 가드 등이 장착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장거리 투어를 대비하여 고출력 엔진을 탑재하고 다양한 편의 장비를 적용한다면 대륙횡단에도 끄떡없는 대형 듀얼퍼퍼스 모델이 된다.
각 브랜드의 기함급 대형 듀얼퍼퍼스
듀얼퍼퍼스 시장은 리터급 이상 엔진을 장착한 대형 듀얼퍼퍼스가 지배적이었다. BMW R 1200 GS, 혼다 CRF1000L, 스즈키 V스트롬 1000, KTM 1290 SUPER ADVENTURE 등 대형 브랜드는 저마다 최고의 기술로 빚어낸 기함급 듀얼퍼퍼스를 시장에 내놓으며 라이더를 자극했다.
대형 듀얼퍼퍼스는 여유로운 엔진 출력을 바탕으로 장거리 투어를 염두에 둔 러기지 시스템, 주행풍을 걸러주는 윈드스크린, 안전을 위한 각종 전자장비 등을 장비한다. 여기에 더해 큼직한 크기와 박력 있는 디자인에서 오는 존재감이 더해지며, 전 세계 어디라도 달려가고픈 욕망이 들끓어 오르게 된다. 하지만 진정한 어드벤처 라이더가 되기 위해선 바로 타 장르보다 높은 ‘가격’이라는 진입장벽을 넘어야 한다.
단순히 고가에 형성되어있는 차량 가격이나 라이딩 장비 때문만이 아니라 오프로드를 주행하다 보면 발생하는 유지 보수 비용에 대한 문제가 크다. 오프로드에 들어가서 단순히 몇 번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상상한 수리비가 나오게 된다. 물론 그게 오프로드의 맛이지 라고 하는 베테랑 라이더들에게는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지만 어드벤처 라이프에 이제 막 입문한 초심자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쿼터급 듀얼퍼퍼스의 등장
어드벤처 시장이 성장하면서 입문자라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듀얼퍼퍼스에 대한 니즈가 생겨났고, 이에 화답하듯 각 브랜드는 2017년을 겨냥해 500cc 이하 소형 듀얼퍼퍼스를 앞다투어 발표했다.
쿼터급 단기통 엔진을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병렬 트윈 엔진을 탑재한 모델도 있었다. 공통점이라고 하면 쿼터급 클래스를 상회하는 차체 크기에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사양을 대거 투입해 본격적인 어드벤처 분위기를 뽐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옵션으로 러기지 박스를 더하거나 드레스업 파츠로 멋을 낸다면 대형 듀얼퍼퍼스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낼 수 있다.
쿼터급 엔진이 온로드에서는 다소 출력이 약할 수 있지만, 오프로드 환경에서 쿼터급 엔진의 출력은 오히려 차고 넘치는 수준. 다시 말해 오프로드에서 이 모델들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라이더라면 이제 대형 듀얼퍼퍼스로 넘어가도 좋다는 이야기가 된다.
BMW모토라드 G 310 GS, 혼다 CRF 250 랠리, 스즈키 V스트롬 250, Zongshen RX3, 야마하 테레네 250, 가와사키 VERSYS-X 300,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베넬리 TRX502 등이 월드 와이드 버전으로 발표되어 각 브랜드에서 이 시장에 대해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실감케 한다. 이중 몇 모델들은 국내 출시가 임박했거나 혹은 이미 출시된 모델들도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소형 듀얼퍼퍼스 시장이 확대되어 자신만의 어드벤처를 떠나는 라이더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BMW모토라드 G 310 GS
G 310 GS는 G 310 R을 베이스로 BMW의 플래그십 듀얼퍼퍼스 R 1200 GS의 디자인 큐를 녹여내 GS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오프로드 사양을 고려한 19인치 프런트 휠을 장착하며 전후 타이어는 온로드 패턴 타이어가 장착되어 온오프 모두를 고려했다.
GS의 콘셉트에 맞춘 날렵한 프런트 비크와 슈라우드 그리고 숏 타입 윈드스크린은 날렵한 인상을 강조한다. 리어 엔드에는 장거리 투어를 고려한 리어 캐리어가 장착되는데 옵션으로 러기지 박스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 310 R과 동일하게 흡배기 구조가 반대로 배치된 34마력 313cc 4밸브 DOHC 단기통 엔진이 장착되며, 엔진을 비롯한 프레임, 계기반, 서스펜션 등 다양한 파츠를 공유한다.
BMW라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소형 듀얼퍼퍼스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이다. 국내 출시 및 가격 미정.
혼다 CRF250 랠리
죽음의 레이스로 잘 알려진 다카르 랠리 레이스 머신 CRF450랠리에서 영감을 받은 모델이다. 경량 듀얼 스포츠 CRF250L을 베이스로 제작된 랠리 머신으로 경쟁 모델 대비 오프로드 주파성이 가장 뛰어난 구성이다.
프런트 21인치 리어 18인치 와이어 스포크 휠이 적용되며 블록 패턴 타이거가 장착된다. 프런트 서스펜션은 CRF250L 대비 30mm 긴 쇼와제 L타입 도립식 프런트 쇽이다. 해지 가능한 ABS를 장비해 오프로드에서 활용성을 높였다. 비대칭 듀얼 헤드라이트가 개성적이며, 전면 라디에이터 슈라우드와 페어링이 적당히 부푼 볼륨감이 있어 시각적으로도 늠름하다.
사이드 패널, 시트, 탱크 등에서 전체적으로 MX 스타일을 가미해 랠리 머신 분위기를 한껏 뽐낸다. 250cc 수랭식 4스트로크 DOHC 단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6월 중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미정이다.
대림 DX250(Zongshen RX3)
국내 브랜드인 대림 자동차에서 출시하는 쿼터급 듀얼퍼퍼스인 DX250은 다년간 해외시장에서 검증된 중국 종쉔 RX3의 한국 버전이다. 뾰족하게 돌출된 비크부터 시작된 날카로운 인상이 리어 엔드까지 이어지며 공격적인 인상을 강조했다. 적당한 볼륨감이 느껴지는 슈라우드와 연료탱크로 적절한 차체 크기를 느낄 수 있다.
프런트 18인치 리어 15인치의 와이어 스포크 휠을 적용하며 듀얼 타입 타이어가 장착되었다. 엔진 가드와 스키드 플레이트가 순정으로 적용되어 전도시 엔진과 차체를 보호한다. 249.6cc 수랭식 SOHC 단기통 엔진이 탑재된다. 상하 타입 헤드라이트와 입체적인 형상의 윈드 스크린이 개성적이다.
공식 출시 가격은 430만 원으로 가격경쟁력이 우수하고 국내 브랜드인 대림의 AS 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사이드 백과 탑 박스는 별도 옵션이다.
스즈키 V스트롬 250
V스트롬 250은 스즈키 듀얼퍼퍼스 시리즈인 V스트롬 시리즈의 엔트리 모델이다. GSX-R250과 동일한 플랫폼으로 개발되었으며 248cc 수랭 4스트로크 병렬 2기통 DOHC 엔진이 탑재된다. 자체 크기가 큼직해 시각적으로도 쿼터급을 능가한다.
부리처럼 길게 튀어나온 비크, 싱글 원형 헤드램프 그리고 각진 숏 타입 윈드 스크린으로 남성적인 프런트 마스크를 강조했다. 페어링 일부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에 블랙 컬러를 입혀 단단한 인상이다. 전반적으로 V스트롬 시리즈의 패밀리 룩이 완성도 있게 연출된 점이 디자인 포인트이다. 전후 휠은 17인치 구성으로 Y자 스포크 휠이 적용되며, ABS가 기본 사양이다.
178kg의 건조중량과 790mm 시트고까지 엔트리 클래스를 고려한 설정이다. 국내 출시 및 가격 미정.
베넬리 TRX502 ABS
이쯤 하면 대형 듀얼퍼퍼스로 봐야 할까. 베넬리의 TRX502은 소형 듀얼퍼퍼스라고 하기엔 거대한 차체 크기가 매력적이다. 연료탱크부터 시작된 큼직한 비크와 입체적으로 연출된 슈라우드 디자인이 강인한 프런트 마스크를 만들고 체급에 맞게 부풀어 오른 근육질의 연료탱크도 존재감이 뚜렷하다.
직렬 2기통 499.6cc DOHC 엔진을 적용하고 8500rpm에서 47.6마력을 5000rpm에서 45Nm 토크를 발휘해 온로드에서도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스펜션은 조절 가능한 도립식 프런트 포크와 모노쇽 스윙암을 적용한다.
휠 크기는 프런트 리어 모두 17인치를 사용하며 와이어 스포크 휠이 적용된다. 노멀 버전은 829만 원이며 사이드 백이 포함된 버전은 929만 원으로 출시되었다.
가와사키 VERSYS-X 300
베르시스-X 300은 어드벤처 투어러인 베르시스 패밀리의 엔트리급 클래스 모델이다. 가와사키 특유의 직선적인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살린 레이아웃으로 페어링의 크기가 큼직하고 시원하다. 프런트 19인치 리어 17인치 와이어 스포크 휠이 적용되며 롱 트래블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296cc 병렬 트윈 엔진은 효율성 위주의 세팅으로 부드러운 토크 특성이 기대된다. 백본 리지드 마운트 방식으로 엔진을 장착하여 180mm 지상고를 확보했다. 한번 슬쩍 꼬여서 내려오는 매니폴드가 독특하며 머플러 디자인은 다소 심심한 편이다.
어시스트 앤 슬리퍼 클러치와 ABS가 기본으로 적용되며 사이드 케이스는 별도 옵션이다. 가격 836만 원.
이민우 월간 모터바이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