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그간 갤럭시노트 4(한국 기준 2014년 9월 26일 출시), 갤럭시노트 5(2015년 8월 20일), 갤럭시노트 7(2016년 8월 3일)에서 볼 수 있듯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출시 시점을 앞당겨 왔다. 그러나 갤럭시노트 8이 8월 넷째 주 공개되면, 출시는 9월 중순쯤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 7 발화 사태로 갤럭시 S8의 출시가 늦어져 갤럭시노트 8의 공개·출시도 예전보다 늦어진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는 “공개일자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G트윈타워 전경.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조 사장의 MC사업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과거와 차이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MC사업부는 202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2016년 한 해 동안 1조 259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1분기에는 1억 61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해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적자폭이 준 이유로는 사업구조 개선과 G6의 선전이 꼽힌다. 1분기 실적에 G6의 판매량은 초기 20일간의 판매량만 반영됐음에도 업계에서는 G6의 시장 선점효과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IT업계 다른 관계자는 “시장을 선점했다고 해서 LG가 삼성 갤럭시나 애플 아이폰 고객을 대거 뺏어오기는 힘들겠지만 당장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하는 고객에게는 좋은 대안으로 작용한다”며 “애플이나 삼성전자는 이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LG전자는 그렇지 않아 선점효과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MC사업부는 최근 국내 시장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전자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고 수치인 20%를 기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G5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LG전자 스마트폰의 미국 내 점유율이 역대 최고였고 미국 중저가 스마트폰 점유율은 1위”라며 “프리미엄폰은 G6의 절반의 성공을 토대로 차기 프리미엄폰에서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사장이 상승 기류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V30의 성공이 중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MC사업부의 미래는 길게 봐야 하며 G6 하나로 단번에 실적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며 “2분기부터는 마케팅 비용도 많아 V30의 성적이 MC사업부의 하반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 내부에서도 V30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MC사업부는 지난 20일 조 사장 직속으로 단말사업부를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단말사업부는 LG전자의 프리미엄폰부터 보급형 제품까지 모든 스마트폰의 상품기획 및 개발을 담당한다. LG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 스마트폰 G6 출시 등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분위기 쇄신을 가속화한다”고 설명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부 사장. 사진제공=LG전자
업계에서는 조 사장이 G6에서 시장 선점효과를 봤듯 V30도 조기 출시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오는 8월 V30 출시, 내년 1월 G7 출시라는 구체적인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소문을 의식한 탓인지 최근 미국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V20의 가격을 599.99달러(약 69만 원)에서 399.99달러(약 46만 원)로 인하해 판매하기도 한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7일 V20을 공개해 같은 달 29일 출시했다. V30을 작년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8이나 애플의 차기작 아이폰 8과 출시시점이 겹치거나 더 늦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아직 아이폰 8의 출시일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이폰 6(미국 기준 2014년 9월 19일 출시), 아이폰 6S(2015년 9월 25일), 아이폰 7(2016년 9월 16일)의 선례를 봤을 때 9월 출시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이폰 8은 AR(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LG전자로서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지금껏 LG전자 스마트폰의 미국 출시는 한국보다 한 달가량 늦어 왔다. 따라서 V30의 미국 출시도 한국 출시 시점보다 한 달가량 늦을 공산이 크다. LG전자가 미국시장에서 아이폰보다 먼저 V30을 출시하려면 한국에서는 8월 초에 출시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업체 중 세계 동시 출시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며 “해당 국가의 이동통신사와 협의를 해야 하고 시장 상황을 따져야 하는 등 단순한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움직임 역시 조 사장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듯하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 8 공개일을 8월 넷째 주로 유력하게 보고 있지만 일정에 따라 8월 셋째 주에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 전략에 따라 최적이라고 판단하는 시기에 갤럭시노트 8을 출시할 것”이라며 “경쟁사의 출시시점을 고려해서 출시시점을 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미국 등 10여 개 국가에 스마트폰을 동시 출시하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업체다. 통상 공개 20일을 전후해 출시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미국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누리려면 한국에는 7월에 출시해야 한다. 하지만 남은 일정상 쉽지 않다.
LG전자 관계자는 “차기 V 시리즈 출시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IT업계 관계자는 “보통 공개 한 달 전에 공식발표를 통해 공식 날짜를 밝히기에 V30의 7월 출시는 어려워 보인다”며 “각 업체가 생각하는 날짜가 있겠지만 공식발표 전에는 얼마든지 날짜를 바꿀 수 있어서 지금 공개 시점을 이야기해 봐야 경쟁사에 정보를 제공하는 꼴밖에 되지 않아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