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쟁 과 파행 국감 중에서도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콕 찍어 낸 의원들이 있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주광덕, 송훈석, 이한구, 최영희 의원. | ||
10월 23일 법무부에 대한 국감에서는 해외도피 중인 경제사범으로 인한 피해액이 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 가뜩이나 금융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 소속 주광덕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2003년 347명이던 해외도피 사범은 2006년 540명, 2007년 543명으로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올해 들어서는 8월 말 현재 이미 468명이 해외로 달아났다”며 “인터폴 회원국을 통해 공조수사가 진행 중인 경제사범은 647명이고 이들에 의한 피해액은 무려 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특히 해외도피 사범 중에는 50억 원 이상 거액의 피해를 입히고 도피한 사범이 75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유관기관 3사 신입사원의 경우 소위 SKY대학(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독식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24일 “최근 3년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증권선물거래소, 산업은행, 증권예탁결제원 등 금융위원회 3개 산하기관의 신입사원 채용현황 결과 SKY 출신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58.5%였다”며 “산업은행의 경우 최근 3년간 서울 소재 대학 출신 비중이 87.6%로 3개 기관 중 가장 높았고 SKY대학 출신비중도 65.1%로 3개 기관 가운데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3개 금융유관기관의 정규직 직원의 평균 연봉은 9500만 원으로 조사됐다.
부자동네로 상징되는 서울 ‘강남 사람들’이 적십자회비 납부에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위 소속 임두성 한나라당 의원은 23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소득·서울시·전국별 적십자 회비 납부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북 은평구는 29.4%, 노원구 29.1%, 도봉구 27.8%로 서울시 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강남구는 23.7%, 서초구 24.6%, 송파구 25.9%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2008년 10월 현재 전국 16개 시도별 적십자회비 납부율은 전국 평균이 30.1%인 반면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서울시와 경기도의 납부율은 각각 25.6%, 28.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난을 당했거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는 적십자회비에 서울과 강남부자들이 상대적으로 무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인도적 차원에서 비영리재단에 기증된 시신이 재단 설립자금을 지원한 특정 제약회사에 집중적으로 인도됐다는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보건복지위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24일 비영리재단 대한인체조직은행이 기증받은 시신 14구가 모두 대웅제약 자회사인 ㈜시지바이오로 제공됐다고 밝혔다. 인체조직은행은 이식용 피부나 뼛가루, 인대 등을 만들기 위해 시신을 기증 받아 공급하는 기관을 말한다.
최 의원은 “순수 비영리법인이라고 믿고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시신을 기증했지만 대형 제약사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꼴”이라며 “대기업의 자금에 휘둘리는 무늬만 비영리법인이 아닌 정말 순수한 비영리법인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송훈석 무소속 의원은 24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은 ‘강원랜드 실태 점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강원랜드 개장 이후 도박빚 등을 비관해 강원 정선지역에서 자살한 사람이 모두 2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집계된 25명의 경우 유서, 주변탐문 등으로 사유가 도박빚 등으로 밝혀진 것으로 실제 자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강원랜드의 ‘카지노 노숙자’는 서울지역의 3000여 명과 비슷한 2000여 명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들은 사기, 절도 등 각종 범죄의 유혹에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