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일요신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23일 4대 그룹과 첫 만남을 가진다. 관심을 모았던 오너일가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불참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이에 ‘재벌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이날 ‘공정거래위원장-4대그룹간 정책간담회’를 가지고 각 그룹 내 전문경영인을 만나 재벌개혁 의견을 전달하고 자율적인 개선 의지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동에는 삼성그룹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진행 현대차 사장, SK그룹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LG그룹은 하현회 ㈜LG 사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김 위원장과 오너 일가의 만남 성사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건강상의 이유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참석이 불투명해지자 다른 그룹 오너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전문경영인들로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위는 오너 일가 등 그룹의 최고권위자를 향해 직접 개혁 메시지를 전달하진 못하지만, 전문경영인의 권한과 역량으로도 정부의 개혁 의지가 전달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김 위원장은 각 그룹이 가지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순환출자, 부당 내부거래 등 개혁과제를 확실히 해소할 수 있는 기본적인 태도의 변화를 계속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재벌 개혁을 몰아치듯이, 때리듯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직권조사 전면 실시 등 정책 드라이브 보다 기업 내의 자발적인 의사결정과 분위기 변화를 당부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편, 이번 4대그룹 회동으로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혁 움직임 속에 정부의 오너일가에 대한 길들이기가 가속화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재벌총수 일가를 겨냥한 김상조 위원장의 첫 공식 회동으로 그 서막이 열렸다는 지적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