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사진=이종현 기자
2교대 운영지점은 오전 9시 출근조와 오후 12시 출근조로 나눠 근무하는 방식이다. 영업시간도 기존의 오후 4시에서 오후 7시로 확대 운영된다. 시범운영 중인 점포는 강남역 지점과 목동서로 지점, 양재역 종합금융센터 3곳이다.
유연근무제는 고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았다. 직장인 B 씨는 “기존 은행 마감시간은 오후 4시였다. 은행 업무를 보려면 근무시간에 짬을 내서 가야 했다. 하지만 은행 창구를 직접 찾아야 하는 업무들은 보통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다 보니 은행 업무를 보는 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유연근무제로 퇴근 후에도 은행이 문을 열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편해졌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희망 점포를 대상으로 유연근무제를 확대 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애초 계획과는 달리 차질을 빚는 모양새다. 사측과 직원들 사이에 합의점이 잘 도출되지 않기 때문.
은행권 관계자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은행 문이 열려있는 시간은 늘어났다. 하지만 사측에서는 신규채용 등 대책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한정된 인력으로 업무량은 늘어나다보니 직원들이 초과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노조 입장에서는 회사의 일방적인 유연근무제 확대 시행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홍배) 역시 유연근무제와 관련해 사측과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6월 초 노사협의에서 유연근무제 관련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문제점을 개선해 가기로 합의했다. 이후 지난 22일 노사 간 첫 공청회를 가졌다. 노사가 협의를 통해 좋은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라며 “2시간 넘게 진행됐는데, 만족스러운 결과가 안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거나 준비 중에 있다. 그런데 KB국민은행이 유독 문제가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은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측은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보완하는 과정에 있을 뿐, 확대 시행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라고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사측에서 강제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연근무제를 시범운영하는 일부 지점들도 각각 직원들의 동의를 받고 진행했다”며 “현재 노사 간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없다. 고객과 직원들이 모두 만족할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유연근무제는 회사가 직원들을 힘들게 하려고 만드는 제도가 아니다. 직원들의 복지를 늘리고 더 좋은 근무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웅기 비즈한국 기자 minwg08@bizhankook.com
※이 기사는 축약본으로, 비즈한국 홈페이지(KB국민은행 ‘유연근무제’ 확대 지지부진 속사정)에 가시면 더욱 자세한 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