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최남단 빅토리아 포인트 앞에서. 태국 관광객이 포즈를 취해 주었다.
또 다른 이유는 미얀마 쪽 안다만해에 하트섬 등 아름다운 섬들을 돌아보는 여행코스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 보트여행의 기점이 태국 쪽의 라농입니다. 닭벼슬섬, 일명 하트섬과 말발굽섬, 댄섬, 덩킨섬 등 4개의 아름다운 섬을 다녀오는 코스입니다. 하트섬은 이름 그대로 하트 모양의 호수가 섬 안에 그림같이 고여 있습니다. 투명한 에메랄드빛의 천연 호수입니다. 절벽 아래 바닷물이 조수간만의 차이로 스며들어 섬 안에 자연스레 바다호수가 만들어졌습니다.
미얀마 최남단 도시 꺼따웅.
라농 끄라부리 강의 하구에 있는 선착장에서 나룻배를 탑니다. 많은 태국인들이 미얀마로 당일여행을 떠납니다. 아직 외국인은 많지 않습니다. 국경지대는 화폐를 같이 쓰므로 돈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배는 태국 국경검문소에서 잠시 수속을 마치고 바다로 나갑니다. 저 멀리 안다만해의 섬들이 손에 잡힐 듯합니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미얀마 국경검문소가 보입니다. 배에는 태국 관광객들과 라농에서 일하고 돌아가는 미얀마 청년들로 북적입니다. 어느새 꺼따웅의 산과 집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미얀마의 땅끝마을입니다.
꺼따웅 사원에서 꽃을 이고 가는 사람들.
미얀마와 태국에는 4곳의 국경지대가 있습니다. 육로를 통해 무역을 하고 자유롭게 오가도록 문을 열었습니다. 태국 쪽 매싸이, 매쏫, 푸나론, 라농 등의 도시입니다. 단순한 통로가 아닙니다. 미얀마에선 상인들에게 무역 활성화를 위해 수출입업 등록증을 발행하고 세관, 은행, 공단 등 편리시설을 두고 있습니다. 최남단 꺼따웅에는 섬에 리조트를 만들고, 여행지를 개발해 두 나라간 관광산업을 공유합니다.
라농 숲속에 있는 노천온천. 65도로 뜨겁다.
지나고 보니 인도차이나에선 늘 혼자 여행을 다녔습니다. 수많은 도시들과 해변들, 그리고 사람 속으로. 혼자 여행하는 나이든 사람도 의외로 많았습니다. 저도 혼자 다니니 실수도 많이 하고 고생도 했습니다. 그런 시기를 지나니 이젠 낯선 곳도 편하게 느껴집니다. 다 사람 사는 곳이니 두려워할 게 없습니다. 다만 인생의 짐을 줄이듯 여행의 짐도 좀 더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미얀마 최남단 빅토리아 포인트에서 이런 생각을 잠깐 해보았습니다.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