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광주=일요신문] 조현중 기자 = 한전공대 유치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광주 광산구가 유치 경쟁 불참을 선언했다.
한전공대가 들어설 ‘공간’보다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민 구청장은 이 같은 입장을 담은 성명을 5일 발표했다. 민 구청장은 “특정 지역 유치가 먼저 논의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한전공대의 ‘내용과 역할’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립 장소 문제보다 한전공대의 내용과 기능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의미이다.
그는 “광주·전남 어디에 한전공대가 설립되든 그 효과의 총량은 동일하다”며 “광산구는 ‘공간’ 차원의 한전공대 유치 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광산구의 경우 평동 소재 전남축산기술연구소 이전부지(약 34만㎡)가 한전공대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지리적 조건 때문. 전남축산기술연구소는 광산구(동산동·연산동)와 나주시(노안면) 양쪽에 걸쳐 있는데다, 조만간 이전해야 하는 시설이다.
이 부지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진곡산단, 빛그린산단, 광주도시첨단국가산단, KTX광주송정역, 광주공항 등 주요산업시설 및 광역교통 거점과 10km 내 거리에 있다.
‘유치경쟁 불참’ 결단에는 지역간 다툼으로 어렵게 잡은 광주·전남 상생발전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민 구청장이 “한전공대로 얻어야 할 것은 ‘부동산 효과’가 아니라 ‘지역인재의 동반 성장’이어야 한다”고 지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 구청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특화 연구 중심 공과대학을 한전공대 내용으로 제안했다.
그는 “포항공대, 카이스트, 캘리포니아공대, MIT 등을 참고하되 이들을 뛰어 넘은 캠퍼스 구축과 인재 영입을 디자인하자”고 밝혔다.
그는 “이 경우 외부 인재가 광주·전남에 유입되고,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지역인재가 한전공대에서 공부할 수 있다”며 “광주 소재 공과대학, 광주과기원 기능과 겹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지역 대학의 약화나 지역 내 불필요한 인재영입 경쟁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그는 “광주군공항 이전,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기능 설정,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에 대한 권리와 의무 등에서 광주와 전남은 갈등을 지속했고 아직까지 합의를 못하고 있다”며 “이 와중에 한전공대 입지로 갈등하는 건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 구청장은 “중앙정부, 광주·전남 기초 및 광역정부가 모두 참여하는 논의 테이블을 마련하고 결과에 반드시 승복해야 한다”며 한전공대 입지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민 구청장은 “한전공대 설립을 광주·전남과 세계가 직교류하고 새로운 차원의 상생으로 설계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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