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11시 30분 기자는 종로3가역 15번 출구 앞에 있는 명랑시대쌀핫도그 가게를 찾았습니다. 이날 기온은 무려 31도. 땀이 이마에 맺히고 등줄기에 타고 흘렀습니다. 불볕더위를 체감할 수 있는 날씨였습니다. 이런 날씨엔 뜨거운 음식을 피하기 마련이지만 핫도그 가게 앞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명랑핫도그의 인기 비결은 뭘까요. 매장 관계자는 “5월에 오픈했는데 하루에 700-800개가 팔린다. 많이 팔리는 편이다. 아무리 더워도 음료랑 같이 팔기 때문에 상관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명랑핫도그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다양한 음료들과 함께 팔리고 있었습니다.
기자가 머무른 시간은 약 15분. 20대 대학생부터 60대 어르신까지, 핫도그를 주문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가게 안으로 밀려들어왔습니다.
도대체 왜! 더운 날씨에 핫도그를 찾는 것일까요. A 씨(25,여)는 “가성비가 좋다. 명랑 핫도그의 가격대는 보통 1500원~ 2000원이다. 웬만한 빵보다 가격이 싸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어 자주 온다”라고 밝혔습니다.
(좌)명랑체다치즈핫도그 (우)리핫라면땅핫도그
기자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과감히 ‘먹물치즈 핫도그(1500원)’를 주문했습니다. 핫도그 표면에 설탕을 둘러서인지 달작지근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입 안에서 쫙 뿜어져 나온 치즈가 혀에 감기면서 부드러움이 느껴졌습니다.
먹물치즈 핫도그로 순식간에 먹어치운 뒤 ‘체다치즈 핫도그(1500원)’를 주문했습니다. 1개로는 양이 차지 않았습니다. 체다치즈 핫도그를 한입 베어문 순간 짭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걸쭉한 체다치즈가 핫도그 막대로 줄줄 흘러나올 정도였습니다.
명랑핫도그에서 파는 모든 핫도그를 먹고 싶었지만 기자는 이대역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쥬씨의 ‘88핫도그’를 맛보고 싶엇습니다. 쥬씨는 생과일쥬스로 ‘히트’를 쳤던 브랜드지만 최근 핫도그 메뉴를 함께 팔고 있습니다.
오후 12시경 쥬씨 이대점 앞은 요우커들이 가게 앞에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흑미 반죽을 사용한 ‘88핫도그(800원)’를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섰던 것입니다. 88핫도그는 시중에 나온 핫도그 중 가장 싼 편입니다.
쥬씨 이대점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주로 핫도그를 찾는다. 지난 3월에 샾인샾 형태로 핫도그 가게를 열었다. 지금은 날씨가 더워서 판매가 다소 줄었지만 겨울과 봄엔 하루에 150개~200개를 팔 정도였다”고 밝혔습니다.
(좌)쥬씨88 핫도그 (우)리핫만득이 핫도그
88핫도그는 핫도그 본연의 맛을 살린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기자는 “아무래도 길거리에서 먹던 것과 비교된다. 노점상에서 파는 핫도그는 기름에 자주 튀겨서 푸석푸석했지만 88핫도그는 일단 빵 자체가 쫄깃쫄깃하다. 핫도그 크기가 작아 부담이 적다”고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이대역 인근엔 ‘청춘감성쌀핫도그’ 가게도 있었습니다. 앞서 쥬씨와 달리 청춘감성쌀핫도그 가게는 다소 한산했지만 핫도그를 찾는 사람들은 꾸준히 보였습니다. 가게 관계자는 “매출은 때에 따라 다르지만 핫도그를 최대 400개까지 판 적이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라고 밝혔습니다.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핫도그는 ‘인기상품’이었습니다.
청춘감성쌀핫도그의 대표상품은 ‘체다치즈 핫도그(1500원)’. 체다치즈 핫도그에 도전한 다른 기자는 “명랑 핫도그에 비해서 크기가 크고 묵직하다. 찹쌀을 넣은 반죽이 주는 쫀득한 식감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핫도그 겉은 설탕을 뿌려서 달달한데 안에는 짠 맛이 난다. 계속 먹게 된다”라고 평했습니다.
지하철 홍대입구역 주변은 ‘핫도그의 성지’로 불립니다. 핫도그 가게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리핫수제핫도그 가게를 찾았습니다. 리핫수제핫도그는 발색제를 첨가하지 않은 소시지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화학첨가제를 사용하지 않은 반죽으로 건강핫도그를 추구합니다.
기자가 ‘만득이핫도그(2200원)’를 베어문 순간 커다란 소시지가 툭 하고 입안에서 터졌습니다. 빵 겉면에 있는 부드러운 감자향도 일품이었습니다. 라면 과자로 둘러싸인 ‘라면땅핫도그(2000원)’에선 바삭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리핫수제핫도그 민정화 대표는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고 편히 먹을 수 있는 핫도그 메뉴를 개발하고 싶었다. 올해 초 대만음식이 많이 나오면서 가성비가 좋은 1000원~2000대 먹거리가 뜨기 시작했다. 핫도그는 추억이 담긴 먹거리였지만 이제는 문화가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기자가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핫도그 열풍’에 대한 불안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핫도그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인기를 확 끌고 있지만 언젠가는 핫도그 열기가 곧 식을 것이다. 핫도그같은 저가형 식품은 흐름이 끝나면 바로 타격을 입는다. 1등 핫도그 브랜드가 아닌 다른 미투 브랜드가 너무 많다. 미투 브랜드들은 핫도그 인기가 시들면 바로바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