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정구속에서 풀려나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는 최윤희 전 합참의장.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최윤희 전 합동참모의장에 대해 징역 1년에 벌금 4000만 원, 추징금 500만 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최윤희 전 의장의 아들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1500만 원을 선고받은 무기중개업체 S사 대표 함 아무개 씨 역시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함 씨가 최 전 의장의 아들에게 건넨 2000만 원에 대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00만 원이 최 전 의장 아들의 사업과 관련한 투자금이 아닌 최 전 의장 직무와 관련해 받은 뇌물로 확정 짓기는 어렵다“며 ”이를 최 전 의장의 직무와 관련해 받은 뇌물이라고 확정적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무엇보다 아들이 2000만 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최 전 의장이 알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1심에서 2000만 원 수수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 전 의장은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2년 8월부터 11월 사이 해상작전헬기 도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함 씨가 중개하는 와일드캣 기종이 선정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결국 와일드캣은 2013년 대함정·대잠수함 작전능력을 강화한 해군의 최신형 헬기로 최종 선정됐다.
또한 검찰은 최 전 의장이 실물평가도 거치지 않은 와일드캣이 요구 성능을 충족한 것처럼 허위 시험평가서를 작성한 것으로 봤다. 이 같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주는 대가로 최 전 의장이 아들의 사업자금 명목의 현금 2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했다.
최 전 의장이 허위의 시험평가서를 만들어 제출한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1심 역시 무죄로 판단했고, 2심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시험평가 항목 중 대잠정 부분은 기존 계획에 따른 평가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는데 정상적으로 충족한 것처럼 기재됐다”면서도 “나머지 대부분은 합리적인 의심 없이 허위라고 증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