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
[일요신문] 지난해 20대 국회가 개회하면서 각 당은 앞 다퉈 당론 법안 1호를 채택했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일 년이 넘게 흐른 지금 당론 법안 1호는 어떻게 됐을까.
더불어민주당은 이개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당론 법안 1호로 확정했다. 개정안은 5·18 민주화운동을 비방·왜곡·날조하거나 관련자 또는 단체를 모욕하거나 악의적인 비방 그리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에게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기념식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했다.
당시 이 의원은 “민주당이 ’5·18특별법’을 당론법안 제1호로 확정한 것은 그만큼 광주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정안은 소관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지난해 7월 21일 회부돼 11월 8일 상정됐지만 여전히 깜깜 무소식이다. 이개호 의원실 관계자는 “법사위에서 통과를 안 해준다. 자유한국당이 반대를 하고 있다. 민주당이 과반수가 안 되니 답보 상태에 있는 것이다. 지도부에게 원활한 합의를 통해 해결해달라고 주문했다. 기약은 없다”고 했다.
야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20대 국회 개원 첫날 당론 1호 법안으로 신보라 의원을 앞세워 ‘청년기본법’을 발의했다. 새누리당 의원 122명이 전원 서명했다. 청년기본법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청년위원회를 신설, 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산발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청년 일자리와 학자금 등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것이 골자다.
당초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법’을 1호 법안으로 내세우려고 했지만 막판에 계획을 수정했다고 한다. 정진석 당시 원내대표는 “당론 1호 법안으로 청년기본법을 발의한다. 청년위원회는 청년 일자리 확대 등 청년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청년기본법은 지난해 11월 3일 상정됐지만 6개월이 넘도록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신보라 의원실 관계자는 “기재위에 상정된 다양한 법안 가운데 후순위여서 논의가 대기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창당 1호 법안으로 ‘컴백홈법’ ‘낙하산 금지법’ ‘공정성장법’ 등 3개 법안을 패키지로 발의했다. 하지만 이들 법안 역시 계류돼 있다. ‘컴백홈법’으로 이름 붙인 ‘공공주택 특별법’은 청년 세대 주거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국민연금을 재원으로 청년희망임대주택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6월 13일 회부돼 11월 7일 상정됐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낙하산 금지법(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은 임원 후보 추천 기준으로 ‘국회의원이나 공직선거 공천 신청자, 공직선거 낙선자 등이 그 직을 사임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공기업·준정부기관 기관장, 이사 및 감사 후보자로 추천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 법안도 지난해 9월 13일 회부돼 11월 3일 상정된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다.
‘공정성장법’은 안철수 전 대표가 그동안 준비해온 ‘공정성장3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벤처기업육성특별조치법, 국세기본법)’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이 가운데 벤처기업육성특별조치법을 제외하곤 계류 중이다.
야당의 한 보좌진은 “당론 1호 법안은 당 차원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데 안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청년기본법의 경우 19대에서도 추진됐다가 흐지부지됐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만큼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