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민원인 개인 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지역 민원인이 탄원서와 함께 주민번호 등이 담긴 인명부를 제출한 서류를 유출한 것인데 해당 민원인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유출된 민원인들의 개인 정보가 다름 아닌 피탄원인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 전현희 의원의 지역구인 강남구 자곡동 LH 강남힐스테이트에서 입주민과 시행사인 LH, 관리업체 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이에 지난 6월 입주민들이 중심이 된 민원인들은 전현희 의원실에 탄원서를 전달했다. 이 탄원서에는 부실시공 및 관리 소홀 등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데다 안전까지 우려되니 조정에 나서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여 명의 민원인들은 탄원서와 함께 탄원인 연명날인을 첨부했다.
이 연명날인에는 민원인들의 성명과 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문제는 개인정보가 담긴 탄원서를 해당 관할 부처에 보내면서 불거졌다. 탄원서와 함께 탄원인들의 정보가 피탄원인에게 전달되면서 탄원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피탄원인 측은 탄원서와 관련해 “내용을 잘 알고 있다. OOO, OOO가 한 것이 아니냐”며, 탄원인들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었다. LH 측은 전 의원실에 탄원서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며 의원실로부터 탄원서를 전달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전 의원실은 “지역 민원이 상당하다”면서 “탄원서를 보니 우리가 해결할 일이 아닌 것 같아 해당 부처에 탄원서를 전달했다”고 유출 사실을 인정했다. 탄원서와 탄원인 명부를 LH 측에 넘긴 것은 맞지만 민원 해결을 위한 최선의 조치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해당 민원인들은 크게 반발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 지역구 의원을 믿고 탄원서를 제출한 것인데 탄원서도 모자라 인명부까지 피탄원인에게 보낸 것은 민원인을 우습게 안 처사라고 지적했다. 특히, 피탄원인들과 오랜 갈등으로 감정이 악화된 상태에서 이번 일로 탄원인들에 대한 인신공격 등 악의적인 보복과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구 의원실이 민원인의 개인 정보를 보호해야 함에도 이를 위반하고 외부로 유출한 것은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란 지적도 일고 있다. 더불어 인권침해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민원인의 사전 동의 없이 개인정보와 민원 내용을 유출한 것은 헌법상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온 뒤 경고 조치가 이뤄진 사례도 있었다.
한편, 전현희 의원은 인권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개선에 누구보다 힘써왔다. 지난해 12월에는 피해 아동의 인권보호와 언론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등 2차 피해 방지를 골자로 하는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또 국민연금공단 등 개인정보 보유 제한을 추진했으며, 지난 이명박 정부 때는 개인정보 사찰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최일선에 나서기도 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