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들
[일요신문] 10대그룹 상장사들이 지난해 44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고도 기부는 1조 원 아래로 나타났다. 결국 배당 등 대기업의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한 채 기부 등 사회적 가치경영엔 인색하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기부금은 9632억 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1.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들 상장사의 지난해 별도 기준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은 44조 509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0% 증가했다.
10대그룹 상장사들이 주주들에게 돌려준 배당금도 2015년 10조 7500억 원에서 지난해 12조 213억 원으로 11.8% 늘어났다. 한화그룹과 농협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8개 그룹이 배당금을 늘렸다.
그룹별 상장사 배당금을 보면 최근 영업이익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이 5조 원으로 20.1% 증가했으며, SK그룹 2조 원 수준으로 13.9% 늘어났다.
LG그룹(1조 1794억 원)과 롯데그룹(2525억 원), GS그룹(2812억 원) 등 그룹도 각각 10.6%, 25.5%, 16.1% 주주 배당을 늘렸다.
하지만, 이들 10대그룹 상장사 영업이익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2.3%에서 지난해 2.2%로 오히려 0.1%포인트 낮아졌다.
삼성그룹 상장사 기부금은 2015년 5324억 원에서 지난해 4703억 원으로 11.7% 감소했으며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105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2% 줄어들었다. 롯데그룹과 포스코그룹 기부금도 각각 507억 원, 371억 원으로 26.9%, 30.8%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13조 6474억 원으로 1.9% 증가하고도 기부금은 3345억 원으로 10.7% 축소했으며, 롯데케미칼은 39.0% 늘어난 영업이익에도 기부는 5.7% 줄었다. 포스코 역시 지난해 17.7% 늘어난 영업이익에도 기부를 31.2%나 줄였다.
물론 LG그룹의 경우 1년 전보다 146.9%, SK그룹 19.1%, 한화, 현대중공업, 농협그룹 상장사들도 지난해 기부금을 각각 57.0%, 25.6%, 340.3% 늘린 기업들도 있었지만, 10대그룹 전체적으로 줄어든 기부금 비중이나 금액엔 못 미쳤다.
한편,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에서 삼성이 3.1%로 10대그룹 중 가장 높았으며, 롯데그룹이 1.6%, 포스코와 GS는 1.2%, 0.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롯데의 경우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기부 비중이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기부에 대한 기업인식의 전환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