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돈 내셔널바둑리그.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일요신문] 7월 15일과 16일 2017내셔널바둑리그가 개최된 충남 아산시에는 아침부터 굵은 장대비가 쏟아졌다. 전국 각지에서 아산으로 모여든 18개팀 선수들은 한치 앞도 가늠키 어려운 빗속을 뚫고 아산으로 집결했는데 공교롭게도 아산 경기 역시 안개가 자욱하긴 마찬가지였다.
반환점을 돌아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2017 내셔널바둑리그 9~11라운드가 7월 15일과 16일 이틀간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온양관광호텔 특별대국장에서 열렸다. 총 17라운드로 치러지는 내셔널바둑리그 정규리그의 남은 라운드는 전주와 대구에서 열릴 예정인 6라운드뿐인데 예상대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4개팀의 윤곽은 아직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다.
먼저 드림리그를 살펴보면 8라운드까지 6승으로 선두를 유지하던 강원바둑단이 11라운드에서 2승을 더해 8승으로 선두 유지에 성공했다. 또 지난 라운드까지 4위에 머물러 있던 경기 tumor screen이 3연승을 거두며 역시 8승으로 선두권에 진입했다. 강원과 경기는 승수는 같지만 개인 성적에서 앞선 강원이 1위, 경기가 2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전 라운드까지 5위를 지키던 부산 이붕장학회가 2승을 더해 3위에 올랐으며, 초반 5라운드까지 5연승을 거두며 약진을 거듭했던 전북 아시아펜스는 아산 경기에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며 3연패, 6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선두 강원바둑단과 8위 인천 미추홀바둑의 게임 차가 4게임에 불과해 남은 6라운드를 끝까지 지켜봐야 포스트시즌에 오를 4강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드림리그보다 더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매직리그 역시 혼전 상황이긴 마찬가지다. 각각 5승으로 선두를 지켰던 대구 덕영과 화성시, 충청북도가 여전히 1~3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 덕영이 3승을 추가, 8승 3패로 단독선두로 부상했다.
화성시와 충청북도는 2승씩을 추가해 2위와 3위를 지켰다. 하지만 대전광역시와 울산 은가비커피를 제외한 다른 팀은 모두 2승씩을 추가하며 치열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두부터 7위까지의 게임차가 2게임 안에 촘촘히 자리 잡고 있어 어느 팀이 4강안에 들 것인지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충남 아산 온양관광호텔에서 열린 2017내셔널바둑리그 9~11라운드 대회장 전경.
대한바둑협회의 한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내셔널바둑리그의 전력 차가 좁혀지고 있어 전혀 예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그날의 컨디션’이라는 수식어가 내셔널바둑리그에 꼭 어울리는 용어가 됐다. 마지막 17라운드에서 여러 팀이 울고 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셔널바둑리그는 오는 8월 19~20일 12~14라운드가 속개될 예정이다.
‘2017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드림(9팀)과 매직(9팀) 양대 리그로 펼쳐지며 매달 2~3라운드 씩 17라운드, 153경기, 총 765국의 경기를 치른다. 10월부터 진행될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상위 8개 팀(드림리그 4팀, 매직리그 4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8강 토너먼트 대결을 펼쳐 챔피언을 가린다. 총 상금 1억 원이 걸려 있다. 모든 경기는 각 팀의 주니어 간, 시니어(또는 여자) 간 대결을 펼치며, 제한시간은 각자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다.
유경춘 객원기자
[화제의 이팀저팀1] “우리는 아마바둑계의 뉴욕 양키스” 대구 덕영 뉴욕 양키스를 꿈꾸는 대구 덕영팀 선수단. 앞줄 가운데가 이재윤 단장. 대구 덕영은 내셔널바둑리그 참가 18개 팀 중 첫 손에 꼽히는 ‘전통의 명가’다. 2012년 내셔널바둑리그 창설 이래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으며 2014년 정규리그 1위, 포스트시즌에서 우승컵을 안은 바 있다. 하지만 그것들만으로 모든 아마추어 선수들이 선망하는 구단이 된 것은 아니다. 대구 덕영은 덕영치과를 경영하고 있는 이재윤 단장(현 대한바둑협회 상임부회장)이 선수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구단으로 유명하다. 작년에는 시즌이 끝난 후 러시아 상트페데르부르크에서 열린 유럽바둑 콩그레스를 다녀왔으며, 올여름에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US콩그레스를 참관한다. 우승을 하면 포상으로 다녀온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시즌 중 다녀올 예정이다. 이재윤 단장이 얼마나 선수들을 챙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구 덕영 유경민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들은 내셔널바둑리그 최고의 명문 팀에 속해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제는 성적만이 아니라 팀명처럼 바둑을 통해 덕을 베풀고, 아마바둑 최고의 구단답게 선수의 품위를 지켜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향후 복장이 불량하거나 매너가 좋지 않은 선수는 뽑지 않을 생각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같은 아마바둑을 선도하는 구단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
[화제의 이팀저팀2] “배움만으론 더이상 만족할 수 없다” 순천만국가정원 선수단 전원이 한국바둑고등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순천만국가정원 팀. 전남 순천에 위치한 한국바둑고등학교는 전국 유일의 바둑 특성화고등학교다. 내셔널바둑리그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이란 팀명으로 지난해부터 참가하고 있다. 아직 학생인 만큼 실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배운다는 자세로 리그에 임한다. 선수는 신현호, 김지우, 한준수, 조시연, 이도현, 임환석(후보)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여자선수인 이도현과 조시연의 전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작년에는 마지막 라운드에서야 처음이자 마지막인 승리를 거뒀지만 올해는 9라운드 제주특별자치도를 상대로 첫 승을 일궈냈다. 8연패를 기록 중이었기에 제주 장수영 감독은 “하필 우리 팀을 상대로…”라며 울상을 지었지만 대다수 관계자들은 첫 승이 생각보다 늦게 나왔다“고 이구동성으로 평한다. 순천만국가정원팀 김남훈 감독은 “지난해 1승을 따냈으니 올해는 2승이 목표다.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1승이 나왔으니 남은 경기에서 한번 더 이겨보겠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김경래 아마6단은 “한창 스폰지처럼 흡수할 시기이다 보니 다들 순천만국가정원과는 빨리 대결하는 게 유리하다고들 했었다. 남은 라운드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팀이라면 순천만국가정원을 경시하면 큰코다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