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일본 경제지 <주간다이아몬드>는 “수면부족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일본대학의학부의 추계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인한 일본 경제적 손실은 3조 4694억 엔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3조 엔이 수면부족으로 인한 작업효율 저하 때문에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생명과도 직결되는 수면부족.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수면부족에 대한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본다.
잠이 부족하면 우리 몸에 ‘수면 빚’이 쌓여 기억력, 집중력 같은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암, 치매 등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 고민 1. 수면부족인지 확인하는 방법?
적정 수면시간에는 개인차가 있다. 또 수면부족 자각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수면시간이 충분한지 아닌지 어떻게 확인할까. 뇌 재활을 돕는 작업치료사, 스가와라 요헤이 씨는 “수면 자체가 아니라 낮 활동에 눈을 돌려보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상하고 4시간 뒤를 체크한다. 이 시간은 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때로 일에 집중하기 좋다. 만일 이 시간대에 잠이 쏟아지거나 하품이 나면 수면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덧붙여 휴일에 평일보다 3시간 이상 더 자는 사람도 수면부족을 의심해봐야 한다.
꿀팁 하나. 매일 자신의 수면부족 상태를 쉽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눈 감고 한 발 들고 서기’를 해보는 것이다. 이때 30초 이상 버티지 못하면 수면부족일 가능성이 크다. 체크해보고 흔들림이 심한 날은 조금 일찍 잠드는 걸 권한다.
# 고민 2. 침대에 누워도 도무지 잠이 오질 않는다
흔히 잠이 오지 않아도 잠이 올 때까지 침대에 누워 있곤 한다. 그러나 수면장애 전문가들은 “15분 정도 누워 있어도 잠이 오지 않을 땐 과감히 침대를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인간의 뇌는 장소와 행위를 세트로 기억한다. 가령 침대에 누워 잠들지 못하는 상태가 며칠째 이어지면 ‘침대’라는 장소와 ‘잠이 안 오는’ 행위가 세트로 함께 뇌에 기억되고 만다.
따라서 침대에 누우면 잠을 이룰 수 없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생기고, 이러한 긴장감이 수면을 방해하는 것이다. 15분이 지나도 잠들지 못하면 일어나서 거실이나 다른 방으로 가라. 그리고 다시 졸리면 침대로 돌아오자.
‘매일 밤 11시에 잠들어야지’하며 취침시간을 정해놓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 좀체 잠을 이루지 못할 경우 의미가 없다. 오히려 부담감만 커진다. 자지 않는 시간을 침대 위에서 보내지 말고, 충분히 졸릴 때까지 기다려라. 익히 알려졌다시피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행동도 금물이다.
# 고민 3. 한밤중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주 깬다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려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많다. 원인은 다양한데, 고혈압증이나 심장질환과도 관계가 있으므로 혹시 걱정되는 사람은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도록 한다.
수면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수면 리듬이 깨지면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감소해 야간 뇨량이 늘어나고, 그 결과 한밤중에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된다. 이럴 땐 가능한 낮에 화장실 가는 횟수를 늘리도록 하자. 낮에는 너무 바빠서 좀처럼 화장실에 갈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 요의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낮의 배뇨량이 줄어드는 반면, 밤에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요의 여부에 관계없이 낮 동안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이면, 어느 정도 개선된다.
# 고민 4. 깼다가 다시 자는, 두벌잠 때문에 지각을 한다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소리. “5분만 더” “10분만 더”하고 버티다가 지각한 경험은 없는가. 알람시계를 맞춰놔도 결국 끄고 다시 자 버리는 사람이 허다하다. 다시 자는 두벌잠만큼 달콤한 유혹이 또 없기 때문이다. ‘긴장하고 자면 5분 후 정확히 깰 수 있을 것’이라며 잠들지만, 역시나 늦잠의 ‘원흉’이 되고 만다.
의학박사 하이 에이슈는 “다음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 두벌잠을 자도 문제없다”고 말한다. 우선 이불 밖으로 나와 다른 장소에서 두벌잠을 자는 것이다. 침대에서 내려와 마루 위에 눕는다든지 거실 소파로 이동해 잠을 잔다. 이렇게 잠자는 환경을 바꾸면, 깜박 늦잠 자는 걸 막을 수 있다.
나머지 하나는 두벌잠의 시간을 10분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 시간이 일어났을 때 가장 개운하다. 30분, 1시간을 잘 경우 거꾸로 몸이 나른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꿀팁을 더하자면 ‘자기각성법’도 효과적이다. 처음 깼을 때 ‘10분 후 일어나야지’라고 머릿속으로 외쳐보자. 몇 번 훈련하다보면 어느새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 된다.
# 고민 5. 열대야로 인해 쉽게 잠들지 못 한다
장마가 물러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다. 열대야를 이기고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최대 포인트는 침실을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다. 온도도 중요하지만 습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등 부근의 습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침대에 까는 시트를 리넨(마) 소재로 바꿔보자. 리넨은 흡습성과 방습성이 뛰어나 여름 침구로 안성맞춤이다.
너무 더워서 도저히 잠들 수 없는 밤에는 에어컨을 켜 적정온도로 낮춰준다. 다만 자는 동안 밤새 켜는 것이 아니라 수면 시작 1~2시간 정도로 타이머를 맞춘 다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또 잠자기 전 찬물 샤워는 금물이다. 찬물로 샤워하면 오히려 체온이 더 올라 잠을 설칠 수 있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약간 시원한 물을 마셔 몸 안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편이 효과적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수면부족 체크리스트 다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든 수면 평가법이다. 지난 1개월 동안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선택하도록 한다. Q1. 침대에 누워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 바로 잠들었다(0점), 평소보다 조금 시간이 걸렸다(1점), 평소보다 꽤 시간이 걸렸다(2점),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 혹은 전혀 잘 수 없었다(3점) Q2. 한밤중에 잠을 자다가 깨어난 적이 있다? →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0점), 조금 곤란한 정도였다(1점), 꽤 곤란했다(2점), 심각한 상태 혹은 전혀 잘 수 없었다(3점) Q3. 원하는 시간보다 일찍 눈을 떠지고 다시 잠들기 어려웠던 적이 있다? → 그런 일이 없었다(0점), 조금 일찍 눈이 떠졌다(1점), 꽤 일찍 눈이 떠졌다(2점), 상당히 일찍 눈이 떠졌다 혹은 전혀 잘 수 없었다(3점) Q4. 수면 시간은 충분했나? → 충분했다(0점), 조금 모자란 것 같다(1점), 꽤 모자란 것 같다(2점), 완전히 부족했다(3점) Q5. 전체적인 수면의 질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있나? → 만족하고 있다(0점), 조금 불만이다(1점), 꽤 불만이다(2점), 매우 불만이다 혹은 전혀 잘 수 없었다(3점) Q6. 하루 동안 기분은 어땠나? → 여느 때와 비슷했다(0점), 조금 우울하고 가라앉았다(1점), 꽤 가라앉았다(2점), 매우 가라앉았다(3점) Q7. 하루 동안 신체적 및 정신적 활동은 어땠나? → 여느 때와 비슷했다(0점), 조금 저하됐다(1점), 꽤 저하됐다(2점), 매우 저하됐다(3점) Q8. 낮에 졸음이 쏟아지나? → 전혀 그렇지 않다(0점), 조금 그렇다(1점), 꽤 그렇다(2점), 심하다(3점) [진단결과] 합계점수가 3점 이하 :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다 4~5점 : 수면부족 상태가 조금 의심된다 6점 이상 : 수면부족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