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이마트위드미가 이마트24로 브랜드 명칭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2014년 7월 편의점 프랜차이즈 위드미를 출범했다. 세븐일레븐, GS25, CU 등 업계 선두주자들이 편의점 매출을 독식하는 가운데 신세계의 위드미의 차별화 포인트는 ‘착한 편의점’이었다. 24시간 영업을 강요하지 않으며 본사에 변동 로열티 대신 고정 월 회비를 지급하고 계약 기간 내 해지 시 영업 위약금이 없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도 위드미의 점포 확장은 더디기만 했다. 위드미 점포 수는 2014년 501개, 2015년 1058개, 2016년 1765개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3만 4000여 개에 달하는 국내 편의점 점포의 5%도 미치지 못한다. 손실액을 보면 실패는 더욱 자명해진다. 위드미의 영업 손실액은 2014년 140억 원, 2015년 271억 원, 2016년 358억 원으로 지난 3년 동안 적자폭이 계속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후발주자인 위드미가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할 수 있는 ‘한 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점업계 선두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위드미만의 특화된 상품이나 프로모션 등이 없다는 것이다. 위드미가 이렇다 할 히트상품이 없다보니 편의점업계 대부분 선두업체들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갖고 있거나 저렴하고 다양한 도시락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것과 대비된다.
위드미의 변신은 국내 유통업계 1위 브랜드인 이마트의 인지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빠르면 8월 내에 현재 운영 중인 위드미 간판이 모두 이마트24로 교체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세계는 이마트24의 차별화 전략으로 ‘상생’과 ‘프리미엄’을 내세운다. 지난 13일 김성영 이마트위드미 대표이사는 서울 코엑스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술과 담배의 비중을 줄이고 오래 머물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의 편의점을 만들고 피코크, 노브랜드 등 이마트의 대표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생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상품 발주 금액의 1%를 경영주에게 되돌려주는 ‘페이백 제도’, 자녀 학자금 지원, 본사가 직접 매장 운영·검증 후 가맹점으로 전환하는 ‘오픈 검증 제도’를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세계의 프리미엄 매장화 전략은 결국 앞으로 개점할 신규 점포에나 해당하는 얘기라고 지적한다. 위드미는 타 편의점보다 60㎡(약 18평) 이하의 소형 매장이 많은 편이다. 좁은 매장에서 밥 짓는 편의점, 카페 같은 휴식 공간을 조성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따라서 프리미엄 매장 전략은 앞으로 대형 매장을 늘리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이마트24 코엑스 스타필드 시범매장.
이마트위드미 관계자는 “작은 점포의 경우 카페형 매장은 아무래도 어렵긴 하지만 아이디어 상품 구비와 같은 방법도 프리미엄화의 한 방편이라고 생각한다”며 “간판 교체와 인테리어 변경 비용은 본사에서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이디어 상품에 대해선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위드미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혀온 햄버거, 샌드위치, 도시락 등 FF(Fresh food)에 대한 대책도 명확하지 않다. 대안으로 거론돼 온 피코크와 노브랜드 상품도 마트에선 통하지만, 편의점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페이백 제도와 오픈 검증제도도 아직은 의문스러운 부분이 많다. 일단 전체 매출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담배와 편의점 택배 같은 서비스가 페이백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오픈 검증제의 경우 아직 본사 직영점을 어떤 방식으로 가맹점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지침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편의점 가맹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특히 오픈 검증제도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글이 많다.
전문가들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이마트24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식품 트렌드라고 말한다. 김미영 창업에디터는 “이마트24가 진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여전히 FF”라면서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앞으로 간편 식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므로 피코크, 노브랜드 상품을 편의점화하고 신세계푸드와 협력으로 자체상품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