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 사진=일요신문DB
20일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권양희)에서 열린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전 고문의 이혼 및 친권자지정 등 소송에서 “원고(이 사장)와 피고(임 전 고문)는 이혼한다”고 판결했다. 별도의 판결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어 재판부는 이부진 사장에게 재산분할로 86억여 원을 임우재 전 고문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임 전 고문이 청구한 재산분할 청구 액수는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는데, 청구액 중 0.7%에 해당하는 액수만 지급받게 된 것이다.
또한 자녀에 대한 친권 및 양육자는 이부진 사장으로 지정했다. 1심 재판부는 사실상 이부진 사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다만 임우재 전 고문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했다.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임 전 고문은 한 달에 한번, 1박 2일 동안 아들을 만날 수 있다.
이날 선고기일에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전 고문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변호인들만이 재판부의 선고를 들었다. 이 사장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 변호사는 선고 직후 “재판부가 여러 가지로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판결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다”며 “재판 분할은 나중에 판결문을 받아보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임 전 고문 측은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항소의 뜻을 밝혔다. 임 전 고문 측 변호인인 김종식 변호사는 “재산분할에 있어 주식이 재산에서 빠진 것 같아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항소심에서 다툴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녀접견 문제에 대해서도 “희망했던 접견 횟수인 한 달에 두 번보다 적게 나왔다. 아버지로서 공동친권을 행사하고 싶다는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두 사람은 1999년 8월 결혼했지만, 이부진 사장이 2014년 10월 임우재 전 고문을 상대로 이혼 조정 및 친권자 지정 신청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제기하면서 소송이 시작됐다. 당시 1심은 이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가사항소2부는 지난해 10월 임 전 고문 측의 ‘관할권 위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이송했다.
이에 서울가정법원에서 두 사람의 이혼소송은 다시 시작됐다. 재판부는 이번 1심에서 모두 세 차례의 조정기일을 가지며 양측의 합의점을 도출하려 했지만, 끝내 결렬되면서 통상의 재판 절차로 판결을 내리게 됐다.
이혼조정이 결렬되고 1심 판결에 대해 임 전 고문 측이 항소할 계획을 밝히면서,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전 고문의 이혼 소송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