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으로 3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사진=임준선 기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는 25일 정우현 전 회장을 156억 원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과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정 전 회장의 동생은 횡령 혐의로, MP그룹 최병민 대표이사와 김 아무개 비서실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법인 MP그룹도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했다.
정우현 전 회장은 2005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면서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중간업체로 끼워 넣는 방법으로 가격을 부풀려 57억 원의 이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불필요한 거래단계로 인한 유통마진은 치즈가격을 상승시키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전가됐다.
이른바 ‘통행세’를 가져간 정 전 회장의 동생은 수억 원의 세금을 체납한 신용불량자였음에도 11억 원 상당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며 외제차를 타고 다녔다.
이어 정우현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1년간 가맹점을 탈퇴하고 새 점포를 낸 업자들이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저가공세로 ‘보복 영업’을 감행한 혐의도 있다.
또한 정우현 전 회장은 지난 2007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딸과 사촌형제, 사돈 등 친인척을 MP그룹 직원으로 허위 취업시켜 29억 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한 혐의도 있다. 2008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은 5억 7000만 원 상당의 광고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정 전 회장은 차명으로 운영하는 가맹점에 대한 로열티 7억 6000만 원을 면제하고, 이 가맹점에 파견된 본사 직원들에 대한 급여 14억 원을 미청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사에 총 64억 6000만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지배하는 비상장사가 소유한 신주인수권을 지인들에게 저가로 매도해 비상장사에 25억 원의 손해를 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정우현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장기간 다양한 방법으로 ‘갑질’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2년 발간한 자서전 ‘나는 꾼이다’를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해 가맹점주를 상대로 대량으로 강매하게 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는 가맹점의 실내인테리어, 간판 등 공사를 친인척 업체에 몰아주고 공사비의 10~15%를 리베이트로 돌려받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같은 행위가 공소시효를 넘겨 기소범위에는 포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정우현 전 회장 수사를 시작으로, 각종 ‘갑질’ 횡포로 인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