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의혹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일요신문] “밑 빠진 독이었을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4년 만의 첫 흑자을 기록한 1분기에서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적자 전환은 이미 예상된 일인 만큼 시장에서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을 내다봤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선 재조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에 매출 632억 원, 영업손실 85억 원을 거뒀다고 24일 밝혔다.
1분기보다 매출은 41.3%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된 이후 올해 1분기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말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된 1·2 공장 설비유지·보수 영향으로 제품 출하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도 “세계 최대규모인 3공장이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수주도 활발히 협의하고 있다”며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밝힌 것처럼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분기 지분법 손실이 -216억 원으로, 1분기 -508억원 대비 292억 원 감소하는 등 실적 개선은 위안삼을만 하다는 평가다.
이는 다국적 제약사 암젠이 개발하고 화이자가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의 유럽 판매 증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렌플렉시스의 미국 허가가 성공한 것이 반영됐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의혹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의 특혜와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추진 로비 등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식회계 논란까지 제기되었다.
급기야 2015년 적자기업 최초 타이틀을 달고 유가증권시장에 깜짝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시 실적 규모 중심의 상장 요건을 시가총액 중심으로 대폭 완화하는 등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여전한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 이같은 의혹이 다뤄지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명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병률 전 한국거래소 상무는 “한국거래소 입장에선 신규상장 중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가장 성공적 상장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상장은 한국거래소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특혜가 아니라는 증언이 나오며 재조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2015년 11월 매출과 이익에 관계없이 시가총액과 자본금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상장을 허용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봐 상장요건을 갖추기 못했는데 규정이 바뀌면서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특검도 삼성 요구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상장규정 개정으로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 전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유치를 추진하기 전부터 이미 한국거래소에서 규정개정을 추진하고 있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스닥 상장 추진 발표 이후 개정 속도가 높아졌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 등은 “단정지을 순 없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재용 재판 결과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의혹들이 산적한 만큼 이를 극복하는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