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총 30위 기업 5년 새 현금자산 관련 표 제공=한국거래소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사 가운데 연 단위 자산규모 비교가 어려운 28개(금융주나 우선주, 신규상장 종목 등)를 뺀 72개사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금성 자산은 총 115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정부 예산 400조 5000억 원의 29%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5년여 전인 2012년 말의 75조 2000억 원에서 작년 말 115조 2000억 원으로 40조 원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서만 6000억 원 가량 늘어났다.
이들 기업의 자산총액은 같은 기간 1390조 6000억 원에서 1907조 9000억 원으로 37.2% 증가했다.
총자산에서 현금성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2년 5.41%에서 올해 1분기 말에는 6.07%로 높아졌다.
가장 많은 현금을 가진 상장사는 시총 1위 삼성전자로 1분기 말 현재 27조 5629억 원을 보유해 72개사 현금성 자산의 23.9%를 차지했다. 5년 새 46.7% 증가했다.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의 비율은 10.43%로 나타냈다.
그 뒤는 SK(8조4천123억원)로 SK C&C와 합병한 2015년 말의 6조 9952억 원에서 1년여 만에 1조 4171억 원이 늘었다. 2012년 말 4410억 원의 20배 가까운 규모로 급증했다.
이어 현대자동차(6조 5339억 원), 현대중공업(3조 9783억 원), 기아자동차(3조 4318억 원) 차례였다.
네이버는 5년 전 3954억 원에서 368.9% 증가한 1조 8541억 원이었다. 총자산 대비 비율은 28.8%로 조사대상 72개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시총 상위 10위 이내 기업 중 5년 새 가장 많은 증가를 보인 곳은 삼성물산으로 올해 1분기 말 현재 2조 1860억 원을 기록해 2012년 말 346억 원의 63배를 넘었다.
SK하이닉스도 2012년 말 6584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조 1628억 원으로 228.5%나 늘었다.
반면, 현대차와 포스코 등은 지난 5년 새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었다.
현대차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5년 전의 6조 7593억 원보다는 3.3%, 포스코도 같은 기간 4조 6805억 원에서 2조 7252억 원으로 41.8% 감소했다.
한국거래소는 “현금성 자산은 기업 운영과 투자를 위한 예비자금 성격으로 보유하는 금액”이라며 “그동안 순익이 늘어난 기업들이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자 지속해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재무안정성을 이유로 투자에는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