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만 인수 작업 마무리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일 하만 등에 따르면, 하만의 일부 주주들이 7월 말 미국 현지 법원의 중재를 받아들여 하만 매각계약을 놓고 제기했던 집단소송을 취하했다.
법원은 하만과 주주 측 법률대리인에 열흘 안에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합의 내용을 발표하고 하만과 주주 측 로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30일 동안 게재하도록 했다. 하만은 이번 집단소송과 관련한 비용 19만 5000달러를 지불하도록 명령했다.
올해 1월 하만 주주들은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금액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디네쉬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하만 주주들은 하만 경영진들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하만의 가치를 낮추고 불리한 협상조건을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송 중에도 임시주주총회 등에서 삼성전자의 합병안에 힘이 실린 상태여서 매각 반대 여론에 힘이 실리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었다.
실제로 하만은 지난 2월 17일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서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와의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이날 주총에는 보통주 6988만3605주 중 70.78%인 4946만322주의 주주가 참여한 가운데 67%(4692만1832주)의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에 애착을 가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하면서 전장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인수액만 총 80억 달러(약 9조2000억 원)로 국내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 규모로 당초 올해 3분기까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한국에서 반독점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특히, 하만 인수는 구속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으로 직접 건너가 M&A 협상을 마무리하는 등 공을 들였던 사업이다. 현재는 권오현 부회장 등이 전장사업팀을 꾸려 이 부회장의 공백을 대신하고 있다.
하만 인수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공개된 경영일정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M&A를 성사시키고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이 부회장이 해왔던 역할, 미래사업 발굴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