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의 전조증상이 턱, 왼팔, 왼쪽 어깨 등 심장과 직접 관계없는 부위의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심근경색 : ‘방산통’을 의심하세요
흔히 심근경색 하면 심장의 통증에만 주의를 기울이기 쉽다. 하지만 통증은 원인 부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멀리 떨어진 부분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방산통(放散痛)’이라고 부른다. 가령 A 씨는 어깨에 통증이 있어 진통제를 먹고 지내다가,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더니 심근경색으로 밝혀졌다. 그나마 조기 발견해 천만다행이었다. 이처럼 심근경색 전조증상 중 간과하기 쉬운 곳이 턱, 왼팔, 왼쪽어깨 등 심장과 직접 관계없는 부위의 통증이다.
근육통 이외의 징후로는 계단을 오를 때나 목욕할 때 가슴이 쥐어짜듯 아프다는 것. 좁아진 혈관으로 피가 몰리면서 심장에 부하가 걸려 통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통증이 있으면 바로 병원으로 직행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그러지?’라는 의문만 가질 뿐 그냥 방치하고 만다. 쉬면 곧 증상이 가라앉기 때문이다.
도쿄심혈관센터의 무라마쓰 도시야 부원장은 “치료가 늦을 경우 돌연사의 위험도 덩달아 높아진다”며 “가슴에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은 혈관 단면적이 90% 가까이 좁아졌다는 걸 의미한다. 심장 CT 정밀검사를 받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스트레스다. 52개국에서 2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회적 스트레스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명적인 심근경색 발병률이 1.5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근경색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은 담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무려 4배나 높았다.
가벼운 두통이 일주일간 이어지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이 나타났다면 뇌졸중의 전조를 의심할 수 있다.
뇌동맥류가 파열해 생기는 지주막하출혈. 갑자기 둔기로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을 수반하거나 갑작스러운 구토 증세를 일으킨다. 이렇듯 뇌졸중(뇌출혈)은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전조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도쿄여자의대 시미즈 도시히코 교수는 “뇌혈관이 터지기 1~2주 전 소량의 출혈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가벼운 두통이 일어난다. 특징적인 것은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편두통은 길어도 3일을 넘기지 않는다. 그러나 뇌동맥류 출혈은 1주일간 두통이 이어진다. 또 편두통은 혈압이 평소보다 떨어지는 반면, 뇌출혈의 경우 혈압이 높게 나온다.
눈에 이상이 생겼을 때도 뇌졸중 전조증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이다. 뇌 안에 고여 있는 혈종덩어리가 신경을 압박해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사물이 이중으로 보인다. 특히 노인들은 노안이나 단순 안과질환으로 여기기 쉬우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밖에도 시야가 갑자기 어두워진다든지 현기증, 어지럼증도 뇌졸중의 징후다. 동시에 울렁거림이 빈번해지는 것도 특징. 경우에 따라 한쪽 눈꺼풀이 안 올라가는 안검하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은 뇌졸중 위험인자 중 하나다. 평소 고혈압 환자들은 몸의 변화에 민감해 결과적으로 위급한 상황에 이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위험한 것은 혈압이 130~140인 ‘경계형’이다. 자신이 위험한 상태라는 인식이 없어 관리에 소홀하며, 전조증상을 놓치기 쉽다.
# 위암 : 빈혈증세 나타난다면…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위암 징후가 빈혈이다. 병변 부위인 위에 출혈이 생겨 빈혈 증세가 나타나고, 쉽게 피로해진다. “빈혈이 자주 발생해 병원에 갔더니 위암이었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위암에 걸리면 흔히 위통이나 소화불량, 복부 불편감,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가 동반되며, 출혈 때문에 검은색 변을 볼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증상은 이미 위암이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위내시경 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대장암 : 혈변, 설사, 변비, 잔변감
대장암의 전조증상은 배변습관의 변화다. 화장실에 다녀왔는데도 잔변감이 있다든지 변비가 오래 지속되거나 잦은 설사, 또 배변시 피가 섞여 나온다면 대장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같은 혈변이라도 위암의 경우 검은색 변에 가깝고, 대장암은 붉은색 피가 군데군데 섞여 있다. 암이 더 진행되면 변이 가늘어지고 속이 더부룩한 증상도 동반된다. 대장암 역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조기발견을 위한 기본검사로는 변에 섞여 있는 혈액을 검사해 질환을 진단하는 ‘변잠혈검사’가 이용된다.
# 폐암 : 누우면 호흡이 답답
‘조용한 암’으로 불리는 폐암은 뚜렷한 전조증상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아사쿠사병원의 우치야마 노부 부원장은 “얼마 전 방문한 환자는 ‘이상하게 누우면 답답하고, 일어나면 숨쉬기가 편하다’고 말해 검사를 해봤더니 폐암이었다”면서 “그나마 의심할 수 있는 전조증상이 호흡곤란”이라고 말했다. 또 기침도 폐암의 전조증상 중 하나다.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안전하다.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우치야마 부원장은 “20년 이상 담배를 피우고 있는 흡연자의 경우 고위험군에 속한다. 이들에겐 흉부 CT 촬영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전립선암 : 소변 자주 보는 빈뇨
전립선암은 빈뇨, 소변이 가늘어지고 잘 나오지 않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문제는 전립선비대증과 증상이 비슷해 일반인들은 분간이 힘들다는 것. 대부분 나이 탓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때문에 늦게 암진단을 받는 경우도 많다.
전립선암은 비교적 진행이 느리고 순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진행되면 척추나 골반 뼈로 전이가 발생해 치료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쇼와대학병원의 사사키 하루아키 교수는 “배뇨시 불편감이 느껴지면 비뇨기과를 방문해 진찰받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조기검진은 혈액검사의 일종인 ‘PSA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저렴할 뿐 아니라 혈액 채취만으로 거의 100% 조기발견이 가능하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