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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S&C는 IT 서비스 사업부문 지분 44.6%를 사모펀드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컨소시엄에 매각한다고 11일 밝혔다. 매각가는 2500억 원이다.
이에 따라 한화S&C는 오는 10월 중 기존 존속법인 ‘한화S&C’와 사업부문 법인 ‘한화S&C SI사업부’ 두 법인으로 물적분할하고, 스틱컨소시엄이 분할된 사업부문 법인의 지분을 인수한다. 한화S&C 존속 법인에는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큐셀코리아·한화토탈 등 계열사 지분과 일부 조직만 남게 된다.
앞서 한화S&C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사례로 지목한 곳 중 하나다. 한화S&C는 한화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비상장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최대주주로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25%씩 갖고 있다.
한화S&C의 한화그룹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지난 2012년 46.5%에서 지난해 70.6%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시장의 호황에 힘입은 한화그룹 화학계열사들이 SI 서비스를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면서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공정위는 이 같은 수의계약의 가격 책정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화S&C를 하도급거래 상습법 위반사업자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이번 물적분할을 통한 매각으로 한화S&C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떼어내게 되면서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소유하지 않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한화S&C 측은 “그동안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법안의 취지에 부응하기 위한 방안을 여러모로 검토해왔다”며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분할된 법인의 대주주 지분율을 낮추는 동시에 외부 투자자의 사업관리 역할을 활용한 IT사업 발전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S&C의 물적분할과 사업부 지분매각이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도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화S&C는 ㈜한화와 함께 그룹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S&C는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의 최대주주다. 또한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과 한화큐셀코리아의 지분을 각각 절반가량 갖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