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전경.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올해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한 90억 원을 투입해 이달 초부터 ‘기장군 급수 공급체계 구축공사’에 들어갔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앞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밝힌 선별적 해수담수화 공급 정책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장군 급수 공급체계 구축공사’는 화명정수장 수돗물을 공급받는 관로 옆에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관로를 하나 더 만드는 게 골자다. 기장군 대변리에 2000억 원을 투입해 건설한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된 물을 기장군 일대에 공급하는 관로 11.52㎞를 새롭게 설치하는 게 목적이다. 공급관로는 총 30㎞에 이르며 18㎞는 이미 구축됐다.
상수도본부 측은 이번 공급계획을 밝히면서 희망하는 동네와 산업단지에만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공급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명례·장안을 비롯한 기장군 관내 9개 산업단지와 고리원자력발전소, 부산테크노파크 해양생물산업육성센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등이 물 공급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상수도본부 측이 밝힌 공급 대상 중에 물을 공급받을 계획이나 의사가 없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동안 소모적인 갈등을 빚어온 것도 모자라, 마지막 단계인 선별적 공급에 이르러서도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상수도본부 측과 입장이 다른 것으로 확인된 곳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안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수돗물을 공급받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상수도본부가 1만여 톤에 이르는 생산량을 소진하기 위해 무리하게 공급대상을 늘려 잡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무게감을 갖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물론 1만여 톤마저도 충분한 공급량이 아니다. 기장군 해수담수 플랜트에서는 하루 최대 3만 6000톤의 물을 생산할 수 있다.
기장발전연구원 장수수 이사장은 “기장해수담수화 문제는 결국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를 억지로 꿰맞추려는 데서 빚어진 웃지 못 할 촌극”이라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