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뉴스] “줘도 안 가질 걸 사라고?”…워너원 덕후 호구잡는 아이비클럽?
주부 A 씨는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괴물급 신인’이라 불리는 워너원을 보기 위해서 굳이 필요도 없는 니트를 사야한다는 초등학생 5학년 딸 때문입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딸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이용해 상술을 펼치는 아이비클럽이 밉기만 합니다. A 씨는 “교복도 아닌 이상한 옷을 만들어 애들을 혹하게 하고 소비를 조장하게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아이비클럽은 오는 26일, 워너원과 함께 ‘일일카페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워너원 멤버들이 바리스타가 돼 참가자들에게 직접 음료 주문을 받고 제공한다는 내용인데, 이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아주 뜨겁습니다.
사진 출처= 워너원 팬카페
최대한 많은 팬들이 그곳에 갈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정해진 인원은 딱 101명. 때문에 아이비클럽에서는 참가인 101명에 당첨될 수 있는 응모권을 팬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그 응모권의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다소 ‘괴랄’합니다.
아이비클럽 상품 4종(니트 2장, 퀼팅 조끼, 가방) 중 1장을 구매하면 응모권 2장이 증정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응모권’일 뿐 응모권을 받는다 해서 101명 안에 든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당첨률 100%도 아니고, 참가 인원 100001명도 아니니 일부 네티즌들은 아예 구매를 포기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학부모들의 불만은 ‘아이비클럽의 지나친 상술’입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볼모로 잡고 이를 악용해 물건을 판다는 겁니다. 4종의 상품 중 니트 2종(라운드넥 울혼방 풀오버, 브이넥 울혼방 풀오버)의 가격은 각각 5만8000원입니다. “니트면 원래 다 그 가격 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팬들은 디자인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사진= 워너원 팬카페 댓글 캡쳐
워너원 온라인 팬카페 회원들은 “줘도 안 가질 디자인을 만들어놨다”, “학생들도 학교에 못 입고 갈 색깔 아니냐”, “입을 수 있는 걸 팔아야하는 거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줘도 안 가질 디자인에 5만8000원은 너무 비싼 금액일 수 있습니다.
또, “솔직히 말해서 응모는 하고 싶은데 진짜 살 게 없다”, “난해하다”, “저게 진짜 신상이 맞기는 하냐”, “재고 떨이 아니냐”, “구매 동시에 버려야겠다”라는 울분도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온라인에는 벌써 구매한 니트를 중고로 재판매하는 네티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5만8000원에 구매를 단 한 번도 입지 않았지만 힘껏 후려친 4만 원이라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사진= 트위터 캡쳐
단, 니트 중고판매 글에서도 ‘응모권과 개인 브로마일드는 없습니다’라고 한정하고 있는데, 이는 흡사 약 17년 전 ‘포켓몬 빵’이 한반도를 뒤흔들던 그 당시 초등학생들이 500원을 내고 산 포켓몬 빵에서 포켓몬 스티커만 챙기고 빵은 쓰레기통으로 버리던 현상과 유사해 보입니다.
디자인은 차치하고, 사이즈도 원사이즈로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모두가 입을(또는 구매할) 수 있는 니트’를 만드려던 아이비클럽의 의지였을까요? 이 터무니없는 사이즈의 니트는 키 150㎝의 중학생보다는 이태원 ‘빅사이즈’ 고객들이 입기에 적합할 것 같아 보입니다.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고객 입장에서 다른 말로 바꾸면 ‘상술’입니다. 마케팅과 상술은 습자지 한 장 차이. 하지만 상품의 퀄리티와 가격에 따라 구매자는 불쾌감을 느끼고 마케팅을 상술로 판단하기도 합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