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포항제철소 4고로 폭발사고 모습.
[포항=일요신문] 김재원 임병섭 기자 = 파이넥스(FINEX)의 용융로는 고로의 용광로에 해당하는 설비로 유사한 점도 많지만 상이한 점이 더 많다.
전체적인 형상도 다르고 사용하는 주.부연료의 성상이 다르며 운전방식도 다르다.
파이넥스 용융로 하부에는 2공장의 경우 28개의 풍구가 설치돼 있고 고로와는 달리 간접냉각수가 풍구 내부를 순환하면서 풍구를 냉각시키고 있다.
파이넥스의 풍구는 연산 150만t으로 운전을 계속하는 경우 약 40일이 지나면 28개의 풍구 중에 절반인 14~15개 정도가 손상된다.
원칙적으로는 풍구가 하나라도 손상되면 용융로의 운전을 중지하고 배압(로내 압력배출)한 뒤 풍구를 교체해야 안전하다.
왜냐하면 손상된 풍구를 통해 냉각수가 고온의 용융로 내로 공급되면 순간적으로 냉각수가 2500여 배나 급팽창하면서 수증기 폭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틀이 멀다하고 용융로를 세운다면 결론적으로 운전이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풍구에 공급되는 냉각수를 잠그고 대신 질소를 공급하면서 위험한 편법운전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고로의 용광로나 파이넥스의 용융로는 모두 양호한 통기성이 관건이다.
로내 통기성이 확보돼야 균일한 용선(쇳물)의 품질이 확보되고 운전비 절감과 폭발사고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이넥스는 성형탄을 사용하는데 용융로 내에서 성형탄이 부숴지면서 통기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인해 용융로 내부는 마치 죽 끓듯이 요동을 치며 용선이 튀어올라 벽면을 타고 내리다가 하부 벽면에 설치돼 있는 풍구를 손상시킨다는 것.
특히, 만약 3개 이상의 풍구가 동시에 용해돼 손상되면서 풍구 내부의 냉각수가 일시에 1500도의 용융로 내부에 유입되면 대형 수증기 폭발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파이넥스 용융로의 경우 3개 이상의 풍구가 동시에 용손될 확률은 불행히도 그리 낮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이에 따라 파이넥스 용융로의 대형 폭발사고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풍구를 개선하는 등 산소 공급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한 성형탄의 열간강도를 코크스의 70%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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