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의 염원인 지주사 전환을 놓고 29일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4개 롯데그룹 계열사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4개 계열사 분할합병안이 최종 결의되면 오는 10월 ‘롯데지주 주식회사(가칭)’가 공식 출범하게 된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계열사간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 상당 부분을 해소시킨다는 방침이다.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끊어지고 지배구조가 단순해지면 경영의 투명성과 자원 분담의 효율성이 높아져 기업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의 우호지분이 과반인 점 등을 들어 지주사 전환이 무난히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 또한 강하다.
반면, 사드 리스크로 인해 롯데쇼핑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다른 계열사 주주들이 지주사 전환을 반대하고 나선 것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실제 롯데쇼핑의 지난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87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0% 감소했다. 매출액도 6조 9228억 원으로 4.3% 가량 줄어들고, 당기순이익은 41억 원으로 95.0% 감소했다. 이에 롯데쇼핑을 제외한 계열사의 소액주주들은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을 결성해 지주사 전환 반대에 나서고 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설립이 확정될 경우 주요 경영진에 대해 배임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이 사드 여파로 실적 악화된 롯데쇼핑과 다른 계열사 주주들의 반대 여론이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3개사가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4개사 분할합병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은 임시주총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주주를 호도하고자 하는 경영진의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이성호 대표는 “이런 무책임한 사실 호도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경영진이 제안한 4개사 분할합병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획책”이라고 주장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임시주총 당일까지 4개사 분할합병안의 문제점을 부각하고 반대하는 가두시위 등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소액주주 지분비율은 롯데푸드 34.47%, 롯데칠성 33.32%, 롯데쇼핑 29.49%, 롯데제과 22.91%에 달한다. 롯데로선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수준의 지분을 취득하는 등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자금만 4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란 분석도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롯데그룹이 롯데쇼핑의 실적악화와 지주사 전환 자금을 모두 완충할 수 있을지 두고봐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