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대륙이 세계 정치·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EAEU는 한국의 FTA 비체결 지역 중 가장 큰 시장이다. 새 정부 국정과제인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구상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신북방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적인 협력대상인 것이다.
EAEU 시장의 투자환경과 진출전략에 대해 우리 기업들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EAEU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거나 향후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또한 연구의 객관성 및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공화국을 방문해 현지 진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환경에 대한 심층 인터뷰와 국내 구미공단과 구로공단 등에서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와 같은 조사·분석 과정을 종합하면 한국과 EAEU 간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무엇보다 한·EAEU 양측 간 경제협력의 기반조성과 산업협력 확대가 긴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EAEU 5개국 회원국들은 전통적인 FTA의 한계를 넘어 한국기업의 대EAEU 투자확대를 통한 산업협력 증진 필요성에는 공통적으로 공감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FTA 체결이 상호경제적 이득을 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단순히 관세 인하에만 매진하는 전통적인 FTA를 넘어 한국의 투자유치 확대를 통한 산업협력 증진을 요구하며 협상 개시를 미루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EAEU FTA 협상 개시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한·유라시아경제연합 ‘투자촉진위원회’ 구성 및 상기와 같은 EAEU 회원국 수요에 적극 부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재정적 측면에서 기획재정부 내 ‘북방협력기금’을 조성하고 중소기업의 대러 및 대유라시아 투자진출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빈번하게 논의된 프로젝트들이 실현되지 못한 이유는 재원조달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단순히 프로젝트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했기 때문임을 인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다수의 대EAEU 투자설명회를 개최 및 정례화함으로써 한·EAEU FTA가 상호간 투자활성화에 매우 긍정적이라는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 EAEU 각 국가별 유망 산업단지(한국 전용공단 포함) 조성과 진출 유망산업 발굴도 함께 요구된다.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