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의 연구는 타이타닉호 자체가 사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위험한 배였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타이타닉호가 설사 빙산을 들이받지 않았더라도 배가 지니고 있는 구조적인 약점으로 인해서 항해 중 약한 폭풍을 만났더라도 반으로 쪼개졌을 것이라고 한다. 이 구조적인 약점으로 인해 배가 너무 빨리 가라앉아 사상자가 더욱 늘어났다는 결과도 내놓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한 뒤 물이 배위로 차올라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한 배가 기울어져 선수(船首)가 하늘 위로 치솟았는데 이것이 45도 정도의 높이로 올라 갔을 때 타이타닉 호가 반으로 갈라져서 침몰했다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1997년 대히트를 한 영화 <타이타닉>에서 생생하게 재현되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타이타닉호는 선수가 45도 높이에 이르렀을 때가 아니라 고작 10도 높이에 달했을 때 반으로 갈라졌다고 한다. 선수가 10도 정도 올라가는 것은 보통의 배들이 먼 바다에서 폭풍을 만날 때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타이타닉은 이 정도의 높이에서 두쪽으로 갈라졌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러시모어는 “타이타닉호는 튼튼하게 지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 허리케인을 만났어도 부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타닉호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알아낼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2년 전에 잠수정을 보내어 건져 올린 잔해들과 해저에서 카메라로 촬영한 필름들에서 나왔다. 연구자들은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용골을 찾아 분석했다. 아울러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타이타닉호가 어떤 각도에서 부숴졌는지 계산해냈다고 한다.
연구팀은 해저에서 선수와 이물을 이어주는 조인트도 발견했는데 역시 약한 압력도 견디어낼 수 없을 만큼 허술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아마도 이 조인트들이 선수가 10도 정도밖에 올라가지 않았음에도 배 전체를 부서지게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타이타닉과 같은 조선소에서 만들어진 브리태닉호가 침몰한 곳에 가서도 연구를 했다고 한다. 브리태닉호는 1916년에 지중해에서 침몰했다. 그런데 연구팀은 브리태닉호의 잔해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브리태닉호는 타이타닉호보다 나중에 만들어졌는데 타이타닉을 만들었던 기술자들이 선수와 이물을 이어주는 조인트의 디자인을 바꿨으며 조인트를 한 개가 아니라 두 개씩 사용했던 것. 다시 말해 조선소 기술자들은 타이타닉호의 결정적인 문제점을 브리태닉호를 만들면서 깨닫고 있었던 것이었다.
연구자들은 만약 배가 몇 시간 동안 가라앉지 않고 떠 있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배 위에서 구명보트를 기다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