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시 대통령(오른쪽)의 취중 발언으로 화가 난 로라 여사가 임기동안에는 이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깰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
술에 취한 부시 대통령이 부인 로라 여사에게 결혼생활 내내 다른 여자들에게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바람에 로라 부시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고 한다. 남편의 말을 들은 로라는 2009년 1월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그의 옆에 있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두 사람은 부시의 임기 동안 이혼을 공식화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거액의 위자료를 약속하는 이혼 합의서를 써두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이번 실언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사람 간의 분쟁이 재연된 것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방문부터였다. 한동안 술을 끊었던 부시는 여왕의 접대를 핑계로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솔직하게 말하면 부시 대통령은 방문 기간 내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감당하지 못했다. 텍사스 출신인 그로서는 여왕이 너무 답답했고 결국 부시가 여왕을 감당하는 방법으로 술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에도 로라 부시는 백악관에서 뛰쳐나와 워싱턴 DC의 헤이아담스 호텔에서 묵은 적이 있었다. 그녀는 부시 대통령이 술을 더 이상 안 마시겠다는 약속을 한 뒤 돌아왔지만 여왕이 오고 나서 다시 그 약속이 깨진 것이다.
다음은 부시 대통령 내외와 무척 친한 한 소식통의 설명이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워싱턴 정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로라는 과거 알코올 중독자였던 부시가 다시 입에 술을 대기 시작하자 처음에는 염려하는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했으나 나중에는 인간적인 신뢰문제로까지 이어져 부부관계를 뒤흔드는 중대사가 됐다. 물론 사려 깊은 로라는 현직 대통령인 남편의 체면을 고려해서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이렇게 이혼을 유보해주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술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감동을 받은 부시 대통령은 자신도 로라를 잃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는 또 로라에게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했고 대통령이라는 자리의 중압감이 자신을 망가지게 만든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에 로라는 그의 말을 듣고 진심이라고 느꼈고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의심을 털어 버리기 위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의 관계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그때부터 대화는 말다툼으로 바뀌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는 깊숙한 속내를 털어놓지 않았고 단지 자신은 오랫동안 다른 여자들에게 관심이 많았다는 얘기를 했다. 물론 노련한 부시는 그러나 결혼생활의 힘을 업고 그러한 잔잔한 유혹들을 떨쳐버릴 수가 있었다는 말로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7월 6일에 61번째 생일을 맞는 부시 대통령은 로라에게 한번도 자신이 욕망에 휩싸여 이성을 잃은 적은 없다고 말했으나, 다만 콘돌리자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계속되는 증언.
“부시는 자신의 정직함이 로라를 감동시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결과는 정반대였다. 로라는 자신의 남편이 다른 여자들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눈을 돌렸다는 것 자체를 바람 피운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콘돌리자에 관한 얘기를 거부하는 것을 보고는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확신을 갖게 되었다. 지금 로라는 친구들에게 앞으로 2년 동안 더 버틸 수가 없고 그동안 충분히 힘들었는데 다른 여자들에게 눈까지 돌렸다는 사실에 참을 수가 없다고 말을 하고 다니고 있다.”
최근 로라는 독일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 부시와 같이 참석했다. 그녀가 이 회의에 참석한 주 목적은 부시 대통령이 무알코올 맥주만을 마시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6월 말에 부시 대통령과 아프리카로 가서 에이즈 관련 자선단체 행사에 참여했고, 7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에 동행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 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 몇몇 여자와 염문을 뿌렸던 적이 있었다. 역사상 많은 대통령이 사생활의 문란으로 영부인들을 힘들게 했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은 아마 그 중에서도 가장 영부인을 힘들게 한 현직 대통령으로 기록될지 모른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