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는 재벌 총수들.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6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오너가 있는 100대 그룹 가운데 오너 일가가 임원으로 근무 중인 77개 그룹 185명의 승진 현황을 조사해보니, 처음 입사 후 임원에 오르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4.2년이었다.
평균적으로 29.7세에 입사해 33.7세에 임원 직함을 단 것이다. 이는 지난해 9월말 기준 30대 그룹 일반 직원의 임원 승진 평균 나이 51.4세에 비해 무려 17.5년이나 빠르다.
경영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입사와 동시에 임원이 된 총수 일가도 전체의 11.9%인 22명에 달했다.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 롯데복지재단 신영자 이사장,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 KCC 정몽진 회장, 애경산업 채동석 부회장, SPC 허진수 부사장, 한미약품 임종한 전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어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0.8년)이나 조현상 효성 사장(0.9년), 임세령 대상 전무(0.8년) 등은 회사에 들어와 1년 내에 임원을 달았다.
반면 임원 승진까지 10년 이상 걸린 오너 일가도 23명 있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입사 18.3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고, 구자엽 LS전선 회장(16.6년),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16.0년), 허명수 GS건설 부회장(15.2년) 등이 여기에 해당했다.
문제는 자녀 세대로 갈수록 임원 승진에 걸리는 시간이 더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세대별로 재계 1·2세대에 해당하는 부모 세대는 평균 30.1세에 입사해 4.7년 후 임원으로 승진했다. 반면 3·4세대로 분류되는 자녀 세대는 29.9세에 입사해 33.0세에 임원이 돼 3.1년이 걸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