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사진=수원삼성블루윙즈 제공
[일요신문] 2년 3개월만에 A매치에 나선 염기훈이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염기훈은 6일 새벽 0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후반 18분 교체투입됐다. 그는 30분 남짓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35세의 나이에 국가대표에 재발탁된 이유를 스스로 입증했다.
염기훈은 투입되자마자 전매 특허인 왼발 크로스를 선보였다. 이를 우즈벡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김민우의 날카로운 슈팅으로 이어졌다.
이전까지 한국은 위협적은 크로스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또한 염기훈은 크로스 이외에도 안정적인 드리블로 상대를 공략했다.
왼쪽 측면에 염기훈이 투입되자 측면수비수 김민우의 공격가담도 살아났다. 이들은 소속팀 수원 삼성에서도 왼쪽을 책임지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한국의 공격이 좌측면을 위주로 전개됐다. 공격과 골이 필요했던 우즈벡은 염기훈의 활약에 휘둘렸다.
염기훈은 지난 2006년 국가대표팀에 데뷔해 총 52경기를 소화했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본선 전경기에 출장했지만 아르헨티나전의 아쉬운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었다. 한 장면으로 치욕적인 별명도 얻었다.
남아공 월드컵 이후로도 그는 K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는 2년 연속 도움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원의 2014년, 2015년 K리그 준우승, 2016년 FA컵 우승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국가대표에서는 한 발 물러나 있었다. 52경기의 A매치 출장 기록 중 40경기가 2011년 이전 5년에 몰려있다.
염기훈은 대표팀 소집 당시 “월드컵에 진출하겠다”던 약속을 지켜냈다. 30분 가량의 짧은 출전 시간에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이제 염기훈은 소속팀으로 돌아가 자신이 꾸준히 활약해온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오는 10일 열리는 리그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