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파라치에게 찍힌 샤론 스톤의 아찔한 자세. | ||
그도 그럴 것이 파파라치 사진 한 장에 하루 아침에 스타로 급부상하거나 또는 단숨에 연예계에서 매장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해 유대인 비하 발언으로 톡톡히 망신을 당한 멜 깁슨의 경우다.
이처럼 남의 사생활을 파헤치는 것이 목적인 파파라치건만 정작 그들의 사생활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 그들은 얼마를 벌고 또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고 특종을 잡을까. 할리우드의 ‘숨은 저격수’ 파파라치의 세계를 소개해본다.
언뜻 생각하면 파파라치만큼 쉬운 직업도 없는 것 같다. 가령 스타의 집 앞이나 잘 가는 카페 앞에 몰래 숨어 있다가 사진만 찍으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남들이 모르는 희생과 고충이 따르게 마련이다.
파파라치에게는 오래도록 한 곳에서 ‘순간’을 기다릴 수 있는 끈질긴 ‘근성’은 기본이요, 어떠한 위협이나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뻔뻔함과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괜찮은 사진을 찍으려면 그만큼 적지 않은 ‘돈’과 넓은 ‘인맥’도 필수다.
먼저 ‘인맥’을 살펴보자. 잘나가는 파파라치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방대한 ‘인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가령 보디가드, 호텔 도어맨,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웨이터, 헤어 스타일리스트, 스타들의 친구 등을 몰래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심지어 스타들의 사인을 수집하는 극성 팬들과도 친하게 지내야 한다. 누구든 스타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좋은 정보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의 결별을 특종 보도했던 유명 파파라치인 멜 보자드의 경우에도 이처럼 주변 인물의 입을 통해서 정보를 얻어냈다. 그것도 다소 뜻밖의 사람인 애플렉의 친한 친구인 맷 데이먼의 미용사로부터 처음 이야기를 건네 들은 것이다.
▲ 패리스 힐튼. | ||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안정된 파파라치의 경우에는 연 평균 6만 달러(약 5600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달러(약 9000만 원)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나가는 파파라치, 즉 베테랑의 경우에는 25만 달러(약 2억 3000만 원)까지 벌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특종 사진이나 독점 공개 사진을 찍었을 때 벌어들이는 액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특종 하나만 터뜨려도 단번에 수억 원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몇몇 파파라치들은 때로는 수십 억을 벌기도 한다. 가령 귀네스 팰트로의 둘째 아들인 ‘모세’의 사진을 찍은 사진기자 스티브 샌즈는 이 사진을 30만 달러(약 28억 원)에 <피플>에 팔았다.
하지만 인맥도 없고 경험도 없는 초보 파파라치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하다. 보통 초짜의 경우에는 이에 비해 벌이가 형편 없기 때문. 이들이 보통 한 달에 버는 액수는 잘 벌어야 3000달러(약 280만 원) 정도다.
하지만 파파라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낌없이 돈도 써야 한다. 파파라치 세계만큼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만큼 써야 한다’는 논리가 정확히 들어 맞는 곳도 없다. 유명 스타의 비밀 결혼식 사진이나 해변가의 밀월 사진 등과 같은 특종 사진을 찍으려면 그만큼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헬리콥터를 대여하거나 오토바이 운전사를 고용하거나 요트를 빌리기도 하며, 심지어 잠수함을 대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종을 건지지 못한다면 본전은커녕 빚더미에 앉게 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스타들과 개인적으로 친해 두는 것도 파파라치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가령 일부러 파파라치에게 자신의 정보를 제공해주고 노출되길 좋아하는 스타들이라면 더욱 더 친해두어야 한다. 파파라치에게 많이 찍히고 또 그만큼 언론에 노출됨으로 인해 자신의 인기를 증명하고 싶어하는 스타들은 일부러 파파라치에게 자신의 스케줄을 알려 주곤 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일부러 특정 스타를 ‘보이콧’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파파라치의 ‘보이콧’에 혼쭐이 났던 스타로는 조지 클루니와 샤론 스톤이 있다.
클루니의 경우 1997년 다이애나비의 사망 당시 “그녀의 죽음은 전적으로 극성 맞은 파파라치 때문이다”고 맹렬히 비난했다가 파파라치로부터 왕따를 당했다. 그후로 한동안 파파라치들은 클루니의 사진을 찍는 것을 거부하거나 공개석상에서는 야유를 보내면서 망신을 주곤 했다.
스톤은 ‘유명인사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진촬영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법안을 적극 찬성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그때부터 한동안 파파라치들은 일부러 스톤의 문제 있는 행동들만 찍어서 그녀를 당황케 했다.
하지만 자극적인 사진들과 기사로 가득 찬 가십 뉴스들에 대한 비난은 점차 거세지고 있는 상태. 스타들의 연애, 결별, 노출, 마약, 패션 등 별 쓸데 없는 내용들의 기사가 범람하자 일부에서는 “할리우드가 미쳤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에 스타가 있고, 또 스타의 사생활을 궁금해 하는 팬들이 있는 이상 파파라치의 기세 역시 꺾이진 않을 것 같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