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 마카오에서 인육을 팔았던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팔선반점의 인육만두>. | ||
워낙에 특이한 요리가 많아 “네 발 달린 것은 책상 빼고 다 먹고 날개 달린 것은 비행기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을 듣는 중국인들이지만 인육을 요리해 먹는다는 것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고급 호텔과 카지노가 즐비한 마카오 북쪽의 시가지 한 구석에는 허름한 호텔이 있다. 이 호텔 1층의 상점가 중 한 곳만이 하얀색 벽으로 둘러싸인 채 텅 비어 있다. 이곳이 1980년대 중반 인육만두를 팔았다는 ‘팔선반점’이 있던 자리다.
당시를 기억하고 있는 마카오 주민에 따르면 “해안에서 발견된 토막 시체 중에 팔선반점의 종업원이었던 사람의 팔이 나왔다. 이를 계기로 경찰이 가게를 철저하게 수색한 결과, 전(前) 경영자 가족을 비롯해 팔선반점과 관련된 사람 약 10명이 행방불명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가게 주인은 살인 혐의로 체포되어 감옥에서 자살했는데, 나머지 시체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소문으로는 시체를 잘게 썰어 만두에 넣었다고 들었다. 실제로 만두에서 손톱을 발견한 손님도 있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1992년 영화 <팔선반점의 인육만두>로 만들어졌다.
도쿄 학예대학의 오타 교수는 중국에는 옛날부터 인육을 먹는 관습이 존재했다고 설명한다. 기원전 2~3세기의 진나라와 한나라 시대 이후 ‘인상식(人相食)’이라는 말이 문헌에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사람이 서로를 잡아먹는다’는 뜻이다.
당나라 때의 <공자전>을 봐도 부모의 병을 고치기 위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먹였다는 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역사 전문가이자 작가인 다카기 씨에 따르면 “당대 이후 인육을 먹는 관습이 유교의 효 사상과 결합하면서 부모의 병을 고치거나 혹은 은혜를 갚기 위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먹이는 경우가 속출했다. 16세기까지 중국 약물학의 집대성이었던 <본초강목>에도 약물로 사용되는 인체 부위로 두개골부터 태반, 담낭, 요로결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를 예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 관습은 역사나 전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인육을 먹는 사건은 아직도 중국 여기저기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
현대의 인육을 먹는 사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경우는 태아나 영아를 요리하는 케이스다. 어린 아기의 인육이나 장기는 자양강장에 좋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2006년 12월 11일 헤이룽장성 미산(密山)시의 삼림공원에서 경비원들이 피투성이 거즈와 내장, 아기의 머리를 발견했다. 이틀 후 한 부부가 용의자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날 아침 부인이 예상보다 일찍 집에서 출산을 한 후 병원에 갔지만 아기는 사망했다. 이들은 병에 걸린 아들을 돌보는 언니 부부에게 죽은 아기를 넘겼다. 어린 아기의 인육은 어떤 병이든 고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2001년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에도 마찬가지로 60대 여성이 헤이룽장성 미산시 병원에서 입수한 태아의 사체를 원료로 약품을 만들어 팔았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 이 60대 여성은 1년 동안 70구의 태아를 사용하여 만든 가짜 위장약 등을 싸게 팔았다.
▲ 길거리에서 버젓이 태반을 파는 모습(위)과 모유를 파는 ‘인유연 영양사’들. | ||
2002년 시행된 ‘중국인민공화국인구·계획생육법’에는 ‘여자 영아를 차별·학대·유기하는 것을 금한다’는 조문은 있지만 남자아이에 대한 조문은 없다. 결국 이런 조문을 만들어야 할 만큼 여자아이 살해가 빈번하다는 뜻일 것이다.
또한 중국인들에게는 “어른보다는 아이, 남자아이보다는 여자아이가 더 부드럽고 맛있다. 약으로 만들 때도 여자아이가 더 효능이 좋다”는 믿음이 있다고 한다.
영유아만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여전히 비밀리에 태반이 거래되고 있으며 “태반수프를 먹었다”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중국 언론이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을 설명하며 ‘신선한 태반을 사지 말도록’ 당부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을 정도다.
중국 동북지방의 한 인기 레스토랑은 태반 요리로 유명한 곳으로, 태반을 그대로 푹 고은 요리와 태반만두가 대표메뉴다. 이곳의 주인은 “모든 태반은 직접 병원에서 사온 것으로 병원의 검사서도 있다”고 주장했다고.
쓰촨성의 시골에서는 1988년부터 16년 동안 사체를 매장하면 다음날 누군가가 파내는 이상한 사건이 계속 발생했다. 20세 전후의 젊은 여성의 시신을 포함해 모두 20구가 넘는 사체가 파헤쳐졌다. 2004년 51세 남성이 범인으로 체포됐는데 그는 부인의 두통을 낫게 하기 위해 점쟁이의 지시에 따라 인골(人骨)수프를 만들어 먹였다고 자백했다.
사람의 모유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북경최신(北京最新)>에 따르면 2003년 후난성 창사에서는 ‘인유연(人乳宴)’이라는 식당이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다. 이곳에서 26세부터 34세까지의 여성 6명(‘영양사’로 불림)의 모유를 모아 ‘모유전복’이나 ‘농어모유수프’ 등 60종류의 요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모유를 제공하는 ‘영양사’들의 사진과 프로필을 메뉴에 실어 손님이 원하는 모유를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 식당은 중국 위생당국의 단속에 걸려 곧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런 엽기적인 사건들에 대해서 앞서 나온 다카기 씨는 일부만 보고 중국 전체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라고 지적한다. 그는 “현대 중국에서 이런 사건은 계몽수준이 낮은 극히 일부 사람들이 저지르는 아주 이례적인 사건이다. 일본이나 한국에서도 옛날에 인육을 먹거나 약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설명한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