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의 메리 왕세자비 | ||
그런가 하면 이웃나라 덴마크 왕실도 철없는 왕세자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지나치게 사치를 부리는 메리 왕세자비(35)의 개념 없는 행동들이 덴마크 시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메리 왕세자비에게 상당한 호감을 가졌던 대다수의 덴마크 사람들은 “호주의 평범한 ‘섬 처녀’가 하루아침에 왕족이 되더니 본분을 잊은 것 아니냐”면서 점차 등을 돌리고 있다.
“천사의 힘과 내면의 힘을 이용해서 일상에서 기적을 창출한다.”
루이제 공주가 설립한 ‘아스타르테 교육센터’의 슬로건이다. 이곳은 천사와 소통하는 법을 가르치는 사설 교육기관. 초자연적인 존재와의 접촉을 통해서 아픈 곳을 치료하는 ‘대체치료요법’을 보급하고 있다. 교과과정은 3년이며, 수업료는 1년에 4150달러(약 400만 원) 정도다.
이 학교를 설립한 목적에 대해 루이제 공주는 “내가 가진 특수한 능력을 일반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다소 어이 없이 들리긴 하지만 루이제 공주 입장에선 진지하기 그지 없다. 본인 스스로 “천사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하는 공주는 “천사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또 동물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공주는 자신이 미래를 내다보는 ‘초능력 눈’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가 처음 자신의 능력을 깨달은 것은 어릴 적이었다. 어느 슬픔에 잠긴 여성에게 다가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때문에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라고 위로했던 것. 당시 공주의 말에 소스라치게 놀랐던 여성은 “누구에게서 내 이야기를 들었냐”면서 매우 당황해 했다. 이때부터 자신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공주는 자라서 심리치료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태도에 대해서 노르웨이 언론이나 일부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단 공주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일 뿐 아니라 심지어 신성모독이라며 거세게 비난하고 있는 것.
▲ 주로 쇼핑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메리 왕세자비의 모습. | ||
이런 비난에 대해 루이제 공주는 강력하게 항변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영방송 NRK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자기 방식대로 천사를 경험한다. 어떤 사람들은 느낌으로, 또 어떤 사람들은 눈으로 보기도 한다. 나에게 천사는 강렬한 존재감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빛과 같은 존재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천사학교’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모든 교과과정이 일찌감치 신청 마감이 됐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것. 또한 한 설문조사에서 노르웨이 국민의 40%는 “일부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갖고 있을 수 있으며, 천사와의 소통 역시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노르웨이 왕실은 이번 일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회피한 채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 지금까지는 소냐 왕비가 “노르웨이 왕실과는 상관없는 공주의 개인적인 사업일 뿐이다. 그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고 언급한 게 전부다.
이와는 전혀 다른 문제로 시끄러운 덴마크 왕실로 넘어가 보자. 지난 2004년 프레데릭 왕세자와 동화 같은 결혼식을 올리면서 ‘현대판 신데렐라’로 등극한 메리 왕세자비. 호주 출신의 평범한 부동산 회사 직원에서 덴마크의 왕세자비가 된 그녀는 처음에는 덴마크 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특별한 존재’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덴마크 민심이 왕세자비에게서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유는 하나. 봉사활동이나 자선활동과 같은 왕세자비의 본분은 뒷전인 채 지나치게 호화로운 생활과 쇼핑중독으로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녀가 목격되는 곳은 고아원이나 양로원이 아니라 늘 쇼핑센터나 패션쇼장이었다. 언론에 비친 그녀의 모습 역시 구두를 쇼핑하거나 가구를 보거나 혹은 호화로운 요트 여행을 즐기는 모습들뿐이었다.
▲ 노르웨이의 루이제 공주. | ||
처음 왕세자비의 호화로운 생활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2005년 왕세자 부부가 지출한 세비 내역이 공개되면서부터였다. 연간 왕세자비 부부가 개인 경비로 지출한 돈은 약 200만 유로(약 25억 원). 매일 1520유로(약 190만 원)를 쓴 셈이었다.
대부분이 집안 가구를 사거나 실내 장식을 바꾸거나 혹은 메리 왕세자비의 옷이나 구두, 혹은 여행을 하는 데 지출된 돈들이었다.
이에 격분한 덴마크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메리 왕세자비는 한때 고아원을 찾아가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난해 곧 둘째를 임신하자 이마저도 다시 중단했다.
그렇다면 4개월 전 공주를 출산한 왕세자비는 다시 고아원으로 돌아갔을까. 아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그녀는 다시 쇼핑센터를 전전하면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
올 여름 왕세자 부부는 또 한바탕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크로아티아 해변에서 고급 요트를 임대해서 휴가를 즐긴 왕세자비 부부가 8만 6000유로(약 1억 원)에 해당하는 여행경비를 몽땅 국비로 지원받은 채 사비를 한푼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철없는 왕세자 부부가 과연 앞으로 덴마크 민심을 어떻게 수습할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