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10년의 인류 생활은 어렸을 적 SF만화에서 보았던 모습과 가깝게 변할 것이라고 한다. ① 향기 나는 명함 케이스 ② 축열재 ‘파사모’ ③ 내부에 파사모를 넣은 냉방 작업복 ④ 혈당치나 요당치를 측정하는 가정용 바이오센서 ⑤ 무선 충전기 ⑥ 졸음 방지 시트 ⑦ 감 | ||
▶▶내 손안의 프로젝터
가까운 미래의 휴대폰이나 노트북 컴퓨터에는 초소형 프로젝터가 내장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 일본의 ‘니혼신고(日本信號)’는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프로젝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빨강, 파랑, 초록색의 레이저를 초소형 거울에 쪼이면 거울이 고속으로 진동하면서 레이저를 반사함으로써 영상을 비춘다는 원리다.
직선으로 뻗어나가는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떤 곳에 사용해도 초점이 흐려질 염려가 없다. 또한 건전지로 작동할 정도로 전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열도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 프로젝터가 상용화되면 쓰일 곳은 무궁무진하다.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어디에서나 큰 화면으로 볼 수 있고 노트북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도 있다. ‘니혼신고’는 2~3년 안에 휴대폰에 탑재할 수 있는 1㎝×1㎝ 정도의 프로젝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선 충전기
모바일 제품에 늘 따라다니는 고민거리는 ‘충전’도 머지않아 크게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회사에서 충전기 단자에 접속하지 않고 올려놓기만 해도 충전이 되는 ‘무선 충전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규격화되면 콘센트나 AC어댑터에서 해방되는 것뿐 아니라 카메라나 휴대폰, 노트북 등 각각 다른 제품이 한 충전기를 공유할 수 있다. 이 분야에서 이미 한발 앞서고 있는 기업도 있다. 영국의 ‘스플래시파워’의 기술 공여로 차량용 ‘아이팟’ 무선 충전기가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참치 낳는 상어
최근 일본의 도쿄 해양대학의 후루자키 교수팀이 옥새송어의 시원생식세포를 산천어에 이식하여 옥새송어를 낳는 산천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같은 기술을 사용하여 지금은 ‘참치를 낳는 상어’를 만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참치의 치어로부터 분리한 시원생식세포를 암수 상어에 이식하면 이 상어 사이에서 생긴 알이 참치로 자란다는 것. 유전자 조작이나 복제 등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술적으로는 비교적 간단한 편.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참치를 낳는 상어뿐 아니라 멸종 위기에 놓여있는 다른 동물을 구하는 데도 유용할 것이다.
▶▶초급속 냉동우유
일본의 냉동식품회사인 ‘푸드림즈’에서는 초급속 동결기술을 개발하여 녹을 때 맛이 변하거나 성분이 분리되지 않는 냉동우유를 만들어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남는 우유를 장기 보존하여 외국에 수출하거나 식량사정이 나쁜 후진국에 보낼 수 있게 된다.
▶▶볏짚에서 에탄올 추출
생물체를 분해하거나 발효해 얻는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단점은 바로 식물기름,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량’을 원료로 쓴다는 점이다. 결국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수요가 높아질수록 사람이 먹는 곡물의 가격도 자동적으로 오르게 돼 식량문제를 심화시킨다. 일본의 ‘혼다’와 ‘RITE(지구환경생업기술연구기구)’는 사람이 먹는 부분이 아닌 볏짚의 셀룰로오스 성분에서 이른바 ‘바이오에탄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옥수숫대나 잎으로도 에탄올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녹지 않는 냉각재
얼려서 사용하는 기존의 냉각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녹기 때문에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없었다. 이 점에 착안한 일본의 ‘다마이가세(玉井化成)’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축열재(蓄熱材)인 ‘파사모’를 개발했다. 예를 들어 P-20은 일정시간 동안 20℃를 유지한다. 영하의 온도로 차갑게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로현상도 막을 수 있어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온도를 내릴 때 사용할 수 있다. P-80은 80℃를 유지하기 때문에 보온재로 사용할 수 있다. 파사모에는 0~80℃의 다양한 제품이 구비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보온재로도 냉각재로도 사용할 수 있다.
▶▶향기나는 명함케이스
전혀 새로운 개념의 금속도 등장했다. ‘다카사고텟코(高砂鐵工)’는 여러 가지 물질을 표면에 ‘스며들게’ 할 수 있는 금속을 개발했다. 금속을 도금할 때 실리카겔을 섞으면 금속 표면에 무수히 작은 구멍이 생겨 액체를 스며들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향수를 스며들게 하여 향기 나는 명함케이스를 만들거나, 방충제나 항균제를 스며들게 하여 가전제품이나 주방용품을 만드는 식이다. 현재는 유리구슬을 혼합한 ‘미끄러지지 않는 스테인레스’와 축광재(蓄光材)를 사용한 ‘빛나는 금속’ 등을 제작하고 있으며 곧 상용화될 예정이다.
▶▶‘쿨비즈’ 위한 신소재 의상
여름에 에너지를 아끼면서 보다 시원하게 보내기 위한 ‘쿨비즈’에 적합한 신소재도 나왔다. 땀의 증발을 촉진해 시원하게 느끼도록 하는 ‘데상트’의 ‘쿨 트랜스퍼’나, 땀을 흡수하면 천의 표면의 섬유가 움직여 열이 빠져나갈 수 있는 틈이 생기는 ‘도요보(東洋紡)’의 ‘무브에어’ 등이 그것이다. 여름의 골칫거리인 땀을 역이용한 이 소재들은 빠르면 올해부터 상품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빨래 필요 없는 신소재 의상
조금 더 멀리 내다보면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우주복 신소재가 일상복에 사용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우주 스테이션 안에서 입는 우주복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도레(東レ)’는 섬유에 나노 단위의 항균·방취 기능성 입자를 입히는 ‘나노 매트릭스’ 기술을 이용하여 더러움이 분해되고 항균 기능과 정전기 발생을 억제하는 새로운 섬유를 만들어냈다. 이 기술이 일상복에 활용되면 ‘빨래가 필요 없는 옷’이 나오는 것도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니다.
▶▶유전 정보 담은 바이오센서
의료분야에서는 병이나 몸 상태를 손쉽게 알 수 있는 ‘바이오센서’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자신의 DNA를 간단히 검사할 수 있는 ‘DNA 칩’은 5년 안에 병원 등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DNA 칩이 있으면 각종 암이나 성인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가 있는지 금방 알아낼 수 있다. 이런 유전자 정보를 통해 미래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병을 미리 조심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목소리로 감정을 알아낸다
‘감정제어기술(Sensibility Technology)’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람의 목소리를 분석해 기쁨이나 분노 등 여섯 가지 감정을 10단계로 해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매우 화가 나있다”거나 “약간 화가 나있다”는 미묘한 감정까지 잡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이 기술은 이미 콜센터 등에서 활용되고 있고 8월에는 이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고코로스캔(마음스캔)’이 게임기 ‘닌텐도DS’ 용으로 발매된다. 관련 업계는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졸음운전 방지 시트
일본의 산학 연구그룹과 철도·운송기구가 함께 세계 최초로 ‘졸음운전 방지 시트’를 개발했다. 등받이에 장착한 압력센서로 사람의 맥박이나 호흡 등의 상태를 관찰하여 졸음이 오기 전에 나타나는 증상을 감지하는 것. 비슷한 원리의 ‘음주운전 방지 시트’ 개발에도 착수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