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용문역 정차 비상대책협의회’가 지난 달 30일 총궐기대회에서 도박장 유치를 목숨 걸고 막겠다고 결의하고 있는 모습.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경기 양평 용문에 추진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샀던<본보 9월 2일 보도> 장외마권발매소(화상경마장) 설치계획이 결국 철회됐다.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반대 투쟁에 나선 지 10여일 만에 백기를 든 셈이다.
양평군은 8일 가칭 “양평승마공원”(장외마권발매소) 사업 유치를 공식 철회했다고 밝혔다.
화상경마장 철회소식에 주민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분위기이다.
양평군은 용문면에 보낸 공문에서 “최근 사행성 인식 등 사업유치를 반대하는 ‘용문면비상대책협의회’ 및 NGO단체 등의 부정적 여론의 확산과 지역내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면서, “지역주민의 화합과 양평군 발전을 위하여 민간제안사업의 추진이 불가함을 제안자에게 통보하였다. 향후 동 사업으로 인한 면민의 갈등을 하루속히 해소하고 화합할 수 있기 바란다”고 철회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용문면 주민들은 “앞으로 양평군이 주민과 밀접한 사업을 추진할 때는 주민의견을 제대로 청취한 후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화상경마장 설치 계획은 지난 5월 30일 양평군이 민간사업자인 S업체로부터 사업제안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양평군은 세수확보와 일자리 창출 등의 명분을 내걸고 7월 28일 주민설명회 개최에 이어 주민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주민 500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찬성 48.4%(242명), 반대 29.8%(149명), 잘모름21.8%(109명)로 찬성여론이 높았다. ‘잘 모름’을 제외하면 찬성 61.9%, 반대 38.1%를 보였다.
하지만 용문주민들과 ‘용문면비상대책협의회’ 및 NGO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화상경마장이 한마디로 도박장이라는 이유에서다. 각 정당 및 경실련 등에서 성명서가 발표되고 반대서명이 시작했다.
화상경마장 추진 철회소식에 주민 이 아무개(남, 56)씨는 “용문은 산자수려한 양평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화상경마장이 들어오면 청정양평 이미지가 추락한다”며 “군에서 추진계획을 철회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화상경마·화상경륜·화상경정 등 도박시설 진입 금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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