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배 경기도 초중고등학생 골프대회. 임준선 기자
[일요신문] ‘제2의 박세리’를 발굴하는 ‘일요신문배 경기도 초중고등학생 골프 대회’가 열렸다.
9월 7일과 8일 양일간 용인 한화 플라자 용인 CC에서 열린 ‘일요신문배 경기도 초중고등학생 골프 대회’에는 경기도 내 초중고등학생 260여 명이 참가했다.
대회 참가를 위해 모인 선수들은 어린 나이만큼이나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친분이 있는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장난치기 바빴다. 하지만 경기에 집중할 땐 눈빛을 반짝이며 프로선수 못지않은 모습을 보였다.
대회를 주관한 경기도골프협회 김봉주 회장은 대회 개최 소감으로 “전국 등록 학생 골프 선수 중 3분의 1이 경기도에 있다. 하지만 수도권이라 훈련이나 대회를 개최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일요신문의 도움으로 이번 대회와 같은 좋은 장이 마련돼 기쁘다. 앞으로도 인연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신상철 일요신문 대표이사는 “일요신문은 청소년 꿈나무 지원에 관심이 많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짙은 안개 탓에 양해를 구하고 9홀로만 대회를 치른 경기 첫날. 임준선 기자
대회 첫날인 7일엔 경기가 다소 지연됐다. 용인 일대에 짙게 낀 안개 때문이었다. 결국 대회를 주관하는 경기도 골프협회는 선수와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어 첫날 경기를 9홀로만 치렀다.
둘째 날엔 선수들에게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방송국에서 촬영차 대회장을 찾아 선수들의 긴장도가 올라갔다.
여고부 경기에 나선 이채림 양과 이수빈 양은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아서 새롭기도 했고 확실히 더 긴장됐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채림 양은 그러면서 “이것도 한 가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좋은 성적 낼 수 있어서 뜻깊은 대회였다”고 했다. 이 양은 대회에서 최종 여고부 4위를 차지했다.
틈틈이 또래 선수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던 초등부 정찬빈 군은 “오랜만에 대회에 나와서 재미도 있고 날씨도 좋아서 기분이 좋다”며 훈훈한 분위기를 전했다. 정 군은 대회 최종 5위를 차지했다.
대회에 열중하는 선수들. 임준선 기자
홀인원 상을 받은 이현정 양. 임준선 기자
둘째 날 오후에 접어들며 대회 각 부문 결과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기를 마친 학생들은 클럽하우스에 있는 스코어 집계실을 찾아 점수를 확인했다. 만족하는 학생도 있었고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도 있었다.
한 남자 초등학생 조는 정확한 타수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선수의 특정 홀 스코어가 10타냐 9타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결국 대회 관계자가 중재를 했고 상세히 경기를 복기해본 결과 10타로 결론이 났다. 선수들은 빠르게 수긍했고 스코어 집계실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가장 마지막까지 우승을 놓고 다툰 이들은 초등부 여자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거듭된 연장 승부로 시상식 일정을 뒤로 미뤘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3시경 시상식이 진행됐다.
신상철 일요신문 대표이사. 임준선 기자
신상철 일요신문 대표이사는 시상식에 앞서 인사말에서 “일요신문은 우리 사회 각 분야에 꿈나무 발굴과 육성이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어린이 바둑대회, 만화공모전, 청소년 끼 페스티벌 등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골프는 세계 무대에서 매주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며 여러분들도 그 대열에 합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봉주 회장도 “오늘 참가한 선수들 중 제2의 김시우, 박인비가 많이 배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상은 각 부문 5위까지 상장과 트로피, 장학금이 전달됐다. 노력의 결실인 트로피를 받아든 학생들은 저마다 얼굴에 웃음을 보였다. 고등부 남자 우승을 차지한 임시영 군은 “얼떨결에 우승을 해서 아직 실감이 안난다”며 “더 좋은 스코어가 나올수도 있었는데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우승 비결로는 “첫날 큰 욕심 안부리고 컨디션 관리에 집중한 덕인 것 같다”고 밝혔다. 고등부 여자 우승자 이현정 양은 “퍼팅이 마음대로 잘 안됐지만 그래도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다.
중등부에서는 한 학교 소속 남녀 학생이 나란히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부 우승자 정태준 군은 “올해 개인적으로 참가하는 마지막 시합인데 우승해서 기쁘다”며 “2번 홀에서 샷 이글을 기록한게 기억에 남는다. 그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회장에 함께 참가한 정 군의 아버지도 아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정 군보다 한 살이 어린 여자부 우승 이예원 양은 “올해 첫 우승이라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국가대표 상비군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며 “그러려면 체격적으로 좀 보완을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여중부에서도 가장 작은 체격에 속했다.
대회 입상자 단체 사진. 임준선 기자
초등부에서는 안태환 군, 길예람 양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안 군은 “그동안 노력한 결과가 우승으로 나온 것 같다”며 “이번 대회를 위해 2주 동안 헬스도 하고 연습 스윙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첫 우승이라 더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길 양은 “긴장이 많이 됐는데 우승해서 기쁘고 옆에서 응원해준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이들은 모두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1위에 올랐다.
시상식 이후에는 샌드위치, 과일, 음료수 등 간식을 즐기는 시간도 가졌다. 또한 수상자 전원이 등수에 관계없이 기념 사진을 남기며 우정을 나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홀인원 2개 여고부 우승자 이현정 “박성현 닮고 싶어요” 이날 홀인원 2개를 기록한 이현정 양. 임준선 기자 8일 열린 일요신문배 경기도 초중고등학생 골프 대회에서 여고생 참가자가 홀인원을 2회나 성공시켰다. 행운의 주인공은 낙생고등학교 2학년 이현정 양이다. 이현정 양은 홀인원에 앞서 특별한 징조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좋은 꿈을 꾸거나 한 건 전혀 없었다. 컨디션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오늘 퍼팅이 안돼서 너무 속상해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본인은 퍼팅 난조를 겪었다고 했지만 홀인원 두 번으로 단숨에 타수를 줄였다. 이 양은 이에 힘입어 여고부 우승을 차지했다. 이전에도 크고 작은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해봤다는 그는 “그래도 우승은 할 때마다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할 수 있게 도움 주신 이범주 프로님과 김민구 트레이너님께 감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양은 앞으로 목표로 “1부 투어에서 활약하며 경험을 잘 쌓아서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롤모델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 중인 박성현을 꼽았다. [상] |
치열했던 막내들의 연장 7홀 승부 ”손이 덜덜 떨렸다“ 연장 7홀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한 길예람 양(오른쪽). 임준선 기자 초등부 남자부문에서는 18홀 승부에서 안태환, 최진욱, 김동건 군이 1언더파 71타로 동률을 기록했다. 연장전에서는 안 군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여자부문은 승부가 더 길어졌다. 고은혜, 길예람 양은 나란히 4언더파 68타로 연장에 돌입했다. 우승자는 쉽게 가려지지 않았다. 연장 7홀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길 양이 우승을 거뒀다. 길 양은 “연장전을 계속 할수록 긴장감에 손이 덜덜 떨렸다. 그래도 우승해서 기분 좋다”며 웃었다. 이들의 끝나지 않은 연장전에 시상식은 1시간 30분가량 지연됐다. 시상식을 기다리던 일부 어린 학생들은 지루해했고 대회 관계자에게 연장전 상황을 되묻곤 했다. 오후 3시가 돼서야 연장전을 벌이던 두 학생이 도착했고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의 박수와 응원이 쏟아졌다. [상] |
수상자 명단(성적 순) ▲ 고등부 남자 임시영(이포고), 이인성(신성고), 김희수(수원고), 정동훈(신성고), 하준규(이포고) ▲ 고등부 여자 이현정(낙생고), 임희정(동광고), 박금강(동광고), 이채림(비봉고), 강민아(영덕여고) ▲ 중등부 남자 정태준(문정중), 김진원(비봉중), 피승현(양곡중), 박준수(신성중), 김원준(신성중) ▲ 중등부 여자 이예원(문정중), 방신실(비봉중), 홍예은(신성중), 전아영(영복여중), 손예빈(신성중) ▲ 초등부 남자 안태환(문원초), 최진욱(용이초), 김동건(본원초), 이병호(예봉초), 정찬빈(탑동초) ▲ 초등부 여자 길예람(학동초), 고은혜(학동초), 조연아(공세초), 최정원(영동초), 박예지(학동초) (경기도 골프협회 홈페이지 참고) |